악마캐릭터 ‘대리인’ 자처해 19군데 찔러
인터넷 공포물 사이트에 심취한 미국의 12세 소녀들이 악마의 ‘대리인’이 되겠다며 같은 학교 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AP통신과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남동부 워키쇼에 사는 모건 가이저와 애니사 바어어 등 여중생 2명이 1급 살인미수 혐의로 2일(현지시간) 기소됐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1일 오전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자 친구를 숲으로 유인해 미리 준비해 온 흉기로 19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소녀는 가해자들이 달아난 뒤 숲에서 길가로 기어나와 도움을 요청한 끝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가해 소녀들은 몇 시간 뒤 바로 체포됐고, 범행에 사용한 흉기도 발견됐다.
기소 내용에 따르면 가해 소녀들은 공포물, 신화 등을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심취해 있었으며, 이 사이트에서 알게 된 가상의 악마 캐릭터인 ‘슬렌더 맨’의 대리인이 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슬렌더 맨에 대한 자신들의 충성을 증명하려면 살인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또 슬렌더 맨이 자신들을 늘 감시하고 있으며 마음 속 생각까지 읽을 수 있다고 진술했다.
결국 이들은 몇달 전부터 살인을 모의, 30일 밤 피해 소녀를 파자마 파티에 초대해 소녀가 잠든 사이 범행을 저지르려 했다가 혈흔을 지우기 쉽게 배수구가 있는 화장실로, 다시 숲으로 범행 장소를 바꾸는 등 치밀한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가해 소녀들에게 각각 50만 달러(약 5억1천만원)에 보석을 허가했다. 유죄가 선고되면 이들은 최고 60년 형까지 받게 된다.
피해 소녀는 몸통과 다리, 팔 등을 찔려 일부 장기를 다쳤지만, 심장에서 가까운 대동맥은 흉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목숨을 구했으며 현재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