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으로 남녀 구분이 최선의 방법” 아프간 대학 포착[이슈픽]

“커튼으로 남녀 구분이 최선의 방법” 아프간 대학 포착[이슈픽]

최선을 기자
입력 2021-09-07 10:54
업데이트 2021-09-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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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여대생 복장·수업 방식 규제
강의실 한가운데 커튼 쳐서 남녀 구분
학생 “끔찍하다” 탈레반 “최선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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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구분 위해 강의실 가운데 커튼 친 아프간 대학
남녀구분 위해 강의실 가운데 커튼 친 아프간 대학 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아비센나 대학에서 남녀 학생 구분을 위해 강의실 한가운데 커튼을 친 모습.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장악한 이후 가을 학기 개강이 다가오자 각 대학에는 남녀를 구분하라는 지침이 등장했다. 2021-09-07 카불 로이터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여대생의 복장과 수업 방식을 규제하는 규정을 발표해 여성 인권 억압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아프간 대학에서는 강의실 한가운데 커튼을 친 채 수업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후 아프간 각 대학에는 남녀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침이 전달됐다.

탈레반은 여대생에게 얼굴을 뺀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인 아바야를 입고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을 쓰도록 명령했다. 또 수업도 성별로 구분해 진행하고 여학생은 여성 교원에게만 수업을 받도록 했다.

특히 강의실이 넓지 않은 경우 커튼으로 남녀를 구분하라는 게 탈레반의 지침이다. 한 탈레반 간부는 커튼으로 강의실을 구분하는 게 “한 명의 교수가 양쪽 학생에게 강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눈만 노출한 아프간 여대생 졸업생들
눈만 노출한 아프간 여대생 졸업생들 2017년 8월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의 보건간호대 졸업식.
EPA 연합뉴스
실제로 카불, 칸다하르, 헤라트 같은 대도시에서는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이 수업을 들을 때 남녀를 구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카불의 아비센나 대학 강의실에서는 한가운데 회색 커튼이 내려진 채 한쪽엔 남학생만, 다른 쪽엔 히잡 차림의 여학생만 따로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카불대에 다니는 21살 여학생은 “커튼을 치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강의실에 들어갈 때마다 끔찍한 기분이 든다. 2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헤라트대 언론학 교수는 한시간짜리 강의를 30분씩으로 나눠 먼저 여학생이 강의를 듣고 나가면 남학생에게 강의를 하기로 했다.

탈레반은 여성 교원 확보가 어려운 경우 교단에 섰던 경력이 있는 ‘노인’ 남성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이런 법령은 탈레반의 아프간 첫 통치가 끝난 2001년 이후 급증한 사립 대학들에 적용된다.

한 대학 교수는 “탈레반이 발표한 내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계획”이라며 “우리는 충분한 여성 교원이나 교실 공간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여성들이 학교나 대학에 가도록 허용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눈만 노출한 아프간 여대생 졸업생들
눈만 노출한 아프간 여대생 졸업생들 2017년 8월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의 보건간호대 졸업식. 여학생들은 아바야를 입고 니캅을 착용해 눈만 노출한 가운데 남학생들은 일반적인 졸업 가운을 입고 있다. 칸다하르는 탈레반 세력이 강한 지역이다.
EPA 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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