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에 기초자료 제공 거절”

“中, 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에 기초자료 제공 거절”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2-13 22:01
업데이트 2021-02-13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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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 관계자들이 중국 우한의 한 시설을 둘러보는 모습. AP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 관계자들이 중국 우한의 한 시설을 둘러보는 모습. AP
“코로나19 기원 파악 도움 줄 데이터 접근 못 해”
“WHO, 혈액은행 샘플 접근 위해 논의 중”


중국이 코로나19의 기원을 찾으려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에 초기 발병 사례들에 대한 미가공 원자료(로데이터)와 맞춤형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해당 자료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언제 어떻게 최초로 퍼지기 시작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이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발병 초기 단계였던 2019년 12월 우한에서 확인된 174건의 확진 사례에 관한 세부 자료를 제공해달라는 WHO 전문가들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중국 정부 관리와 과학자들은 해당 사례들에 대한 자체 분석과 광범위한 요약본만 제공했다.

그러나 조사팀은 과거 시점의 사례를 살펴보는 역학조사의 한 방법인 후향성연구(retrospective study)를 위한 로데이터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연구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얼마나 일찍,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졌는지를 자체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이러한 데이터 제공을 꺼린 것은 코로나19 대유행의 기원을 찾는 과정에서 중국의 투명성 부족에 대한 국제사회의 염려를 키운다고 WSJ이 평가했다.

WHO는 회원국들에 자료 제공을 강제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도 중국 당국의 협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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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우한 본격 조사
WHO 우한 본격 조사 코로나19 발원지 조사를 위해 중국 우한을 방문 중인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팀이 31일 현지의 한 농수산물 시장에 도착해 조사에 착수하고 있다. 피터 벤 엠바렉(왼쪽 두 번째) 박사가 이끄는 WHO 전문가팀은 이날 최초 집단감염이 발생한 화난 수산물시장을 1시간가량 조사했으며 향후 현지 병원과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우한 로이터 연합뉴스
조사팀 “때때로 감정이 격해지곤 했다”
조사팀 일원인 테아 피셔는 우한에서 접근할 수 있었던 데이터에 모순은 없었지만, 로데이터가 없어 심층 분석을 수행하지 못했다면서 중국 측과 “때때로 감정이 격해지곤 했다”고 말했다.

WSJ은 지난 10일에도 WHO 조사팀을 인용해 공식 최초 발병으로부터 두 달 전인 2019년 10월 후베이성 일대에서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으로 92명이 입원한 사실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WHO 조사팀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2019년 가을 후베이성에서 수집된 혈액 샘플을 대상으로 더 광범위한 혈청 테스트를 요청했으나, 중국 측은 ‘아직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WHO가 우한에서 첫 사례가 보고되기 전에 소규모 발병이 있었는지 찾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출신의 바이러스 학자 마리온 코프만스는 12일 WHO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 질병 통계를 검토한 결과, 2019년 말 첫 사례가 보고되기 전에 92명의 환자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진행된 이들의 혈액 검사에서 어떠한 항체도 관찰되지 않았지만, 이는 그간 많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2019년 중국 혈액은행에 보관된 샘플로부터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것에 접근할 수 있도록 중국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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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조사팀 방문한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앞 경비요원들
WHO 조사팀 방문한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앞 경비요원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머물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3일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는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앞에서 보안요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2021.2.3
로이터 연합뉴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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