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후티 반군이 석방한 미국인 인질… 석방 시기 조율 논란

예멘 후티 반군이 석방한 미국인 인질… 석방 시기 조율 논란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10-15 15:43
업데이트 2020-10-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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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항구도시 호데이다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무장세력과 싸우는 예멘 정부군 병사의 지난 8일 모습. 호데이다 EPA 연합뉴스
예멘의 항구도시 호데이다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무장세력과 싸우는 예멘 정부군 병사의 지난 8일 모습. 호데이다 EPA 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3주 앞둔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에게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 2명이 14일(현지시간) 갑자기 석방됐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의 석방을 자신의 외교 치적이라고 강조하면서 대선의 호재로 삼고 있지만 석방 시기 조율 논란도 일고 있다.

석방된 인질은 약 3년간 잡혀 있었던 미국인 샌드라 롤리와 약 1년간 억류됐던 미카엘 기다다로, 이들은 오만 군용기가 예멘 수도 사나에 가서 데려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또 미국인 사망자인 비랄 파틴의 유해도 운구했다. 사망자가 후티 반군에 억류된 기간이나 사망 원인 등에 대해 미국 당국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이들을 석방하는 조건으로 후티 반군 포로 283명을 돌려보냈다. 반군은 또 예멘 북부지역에 의료품을 전달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인질 석방 시기와 관련해 타이밍 조율 주장이 제기됐다. 후티 무장세력이 조직한 혁명위원회 대표를 지낸 무하마드 알리 알 후티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인질 교환 협상은 몇 개월 전에 논의됐고, 적절한 시기에 합의했다”면서도 “미국 행정부는 다가오는 선거를 앞두고 외교 성공을 부각하기 위해 연기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2014년 충돌 발생 이후 최대인 1081명의 인질 교환이 논의되는 가운데 지난 13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의 한 전통시장의 모습. 사나 EPA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2014년 충돌 발생 이후 최대인 1081명의 인질 교환이 논의되는 가운데 지난 13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의 한 전통시장의 모습. 사나 EPA 연합뉴스
그러나 백악관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석방 시기 조율 주장을 일축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런 결정은 오만과 후티 사이에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된 것”이며 “특정한 시간대를 조율했다는 추측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늘의 소식은 해외에서 인질이 됐거나 억울하게 구금된 모든 미국인을 데려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너무 겁을 먹고 인질 구조 협상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최근 민주당 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와의 토론회에 2015년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에 살해당한 미국인 인권 활동가의 부모를 초청하기도 했다. 펜스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인 인질 구조를 위해 충분히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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