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가 WSJ를 고발했다 “거짓 칼럼 싣지 말라”

WSJ가 WSJ를 고발했다 “거짓 칼럼 싣지 말라”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7-22 14:25
업데이트 2020-07-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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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기자 280명 새 발행인에 항의
“뉴스와 오피니언 별개라는 표시하라”
사실확인 없는 편향적 오피니언 비판


WSJ는 자사 비판을 중립기사로 다뤄
NYT도 오피니언면 문제로 최근 내홍
지난 16일(현지시간) 유럽 마케도니아에서 한 남성이 신문을 읽고 있다. 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AP통신
지난 16일(현지시간) 유럽 마케도니아에서 한 남성이 신문을 읽고 있다. 본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AP통신
“제2의 코로나19 물결은 없다.”
“경찰에 대한 편향된 생각은 오바마 때부터 시작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들 280여명이 자사의 오피니언면에 게재된 잘못된 글 중 대표 사례로 지적한 것들이다. 이들은 WSJ가 확인을 하지 않거나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쓴 오피니언을 마치 기사처럼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알마 라투어 신임 발행인에게 뉴스와 오피니언을 명확히 구분하라며 항의 서한을 보냈고, WSJ는 이런 자사 기자들의 집단행동을 21일(현지시간) 기사로 다뤘다.

기자들은 서한에서 “팩트체크와 투명성이 부족하고 증거를 무시하는 오피니언이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독자들을 위해 ‘월스트리트저널의 오피니언 페이지는 뉴스룸과는 별개’라는 표시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자들은 WSJ의 한 오피니언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언급했던 통계를 재확인 없이 인용해 코로나19 재확산이 없을 것처럼 썼다가 나중에 바로 잡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사례는 ‘체계적인 경찰 인종차별의 신화’(The Myth of Systemic Police Racism)라는 제목의 오피니언으로 지난달 가장 많이 읽힌 글 중 하나다. 여기에서 “경찰 편향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잘못됐고 오늘날도 여전히 그렇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기자들은 “선택적 사실에서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냈다”고 비판했다.

기자들은 WSJ의 홈페이지에 있는 ‘많이 본 기사’, ‘추천 비디오’ 목록에서 오피니언 콘텐츠를 빼고 ‘많이 본 오피니언’ 목록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이외 기자들이 자사 오피니언의 오류를 지적하는 기사를 써도 징계를 받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넣었다.
홍콩의 한 매대에 있는 뉴욕타임스. AP통신
홍콩의 한 매대에 있는 뉴욕타임스. AP통신
최근 들어 미 언론계에서 오피니언면에 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지난달 초 사설면 편집장이었던 제임스 베넷이 기자들의 비난을 받고 물러난 바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 시위대의 약탈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는 톰 코튼(공화) 상원의원의 칼럼을 실었던 게 문제가 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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