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탄 8발 맞아 사망한 흑인 테일러, 조서엔 ‘상처 없음’

경찰총탄 8발 맞아 사망한 흑인 테일러, 조서엔 ‘상처 없음’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6-11 22:22
업데이트 2020-06-1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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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주소 잘못 찾은 경찰 공습에 사망
비무장 상태에서 22발 총격 중 8발 맞아

3개월만 공개된 경찰조사엔 “상처 없음”
노노크 진입에도 강제진입 없었다 체크

경찰측 “부정확한 보고서 수정 위해 조치”
시민 630만명 3명 경찰 처벌 청원 서명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톤에서 시위대가 브리오나 테일러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AP통신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톤에서 시위대가 브리오나 테일러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AP통신
미국에서 흑인시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3월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브리오나 테일러(26) 사건이 또다른 뇌관으로 불거지고 있다. 사건 3개월만에 경찰이 내놓은 사건보고서가 대부분 공란인데다 피를 흘리며 사망한 테일러의 당시 상태에 대해 ‘상처 없음’으로 기록돼 있어서다.

USA투데이는 10일(현지시간) “테일러측 변호사에 따르면 그녀는 적어도 8번 총에 맞아 복도 바닥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사망했지만 경찰보고서에는 그녀의 상처가 없다고 기록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경찰이 ‘노 노크’(No Knock)로 사전 인지 없이 강제 진입을 했음에도 강제 진입을 했냐는 부분에 ‘아니오’라고 표시했다고 전했다.

총격을 가한 경찰은 3명이었고 이들은 아직 처벌을 받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해당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보고서의 부정확한 내용을 용납할 수 없으며, 보고서를 수정하고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또 경찰 측은 “테일러 가족과 미국 사회에 고통을 준 데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시위대가 브리오나 테일러의 생전 사진을 들고 있다. AP통신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시위대가 브리오나 테일러의 생전 사진을 들고 있다. AP통신
켄터키주 루이빌에 거주하던 응급의료요원 테일러는 지난 3월 13일 자신의 집에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의 총격에 사망했다. 경찰은 당시 마약사범을 찾고 있었는데, 주소를 잘못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을 강도로 오인한 테일러의 남자친구가 먼저 총을 쐈고 경찰은 22발의 총탄으로 대응했다. 비무장 상태였던 그녀는 8발을 맞아 사망했다. 테일러의 거주지에서 마약 역시 나오지 않았다.

백인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흑인시위가 미 전역을 휩쓸며 테일러의 사건도 재조명되던 상황이어서 향후 경찰의 조사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관들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Justice for Breonna Taylor on change.org)에는 이날까지 630만명 이상의 시민이 서명했다. 지난 3일 백악관 인근에서는 테일러의 생일을 기념한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시위대가 브리오나 테일러의 생일을 기념하고 있다. AP통신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시위대가 브리오나 테일러의 생일을 기념하고 있다. 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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