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들이 아시아계처럼 했다면 인종차별 없어” 美교수 논란

“흑인들이 아시아계처럼 했다면 인종차별 없어” 美교수 논란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6-11 13:57
업데이트 2020-06-11 13:5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찰스 니지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심리학과 교수 트위터
찰스 니지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심리학과 교수 트위터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흑인들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처럼만 행동했어도 인종차별은 없었다”고 주장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아시아계 미국인 관련 뉴스를 다루는 매체 넥스트샤크에 따르면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UCF)의 찰스 니지 교수는 지난 4일 트위터에 “진지하게 묻습니다. 만약 흑인들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처럼 행동했다면 ‘구조적 인종차별’이 존재했을까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해 ‘평균적으로 학업 성적이 뛰어나고, 고임금을 받으며, 범죄율이 가장 낮다’고 묘사했다.

이 같은 그의 트윗은 즉각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이민사는 역사적으로나 오늘날 흑인 사회가 겪는 문제들과 확연히 다르며 부와 자원에 대한 접근성은 행동양식이 아닌 제도화된 인종차별과 관련 있는 것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아시아계로 보이는 트위터 이용자도 “UCF에 다니는 아시아계 학생으로서, 흑인 사회 차별을 부인하기 위한 ‘모범적 소수인종’ 신화를 공고히 하는 발언에 매우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모범적 소수인종’ 신화란 “아시아계 사람들은 흑인 사회보다 소수지만 성실한 노력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않았느냐”는 인식으로,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을 공격하던 논리로 사용됐다.

흑인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 역시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언제나 흑인 사회와 아시아계를 서로 맞붙게 한다. 두 집단은 매우 다른 환경에서 미국에 왔다. 게다가 흑인들은 노예로 끌려와 고문받았으며, 몇 세기 동안 교육과 부의 축적으로부터 밀려나 있었다”고 반박했다.

대학당국에 니지 교수의 징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결국 알렉산더 카트라이트 UCF 총장은 니지 교수의 해당 트윗에 대해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비난한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현재 해당 트윗에 대해 조사 중이다.

다만 니지 교수는 해당 트윗을 삭제하거나 취소하지 않았고, 여전히 강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히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5년 가까이 해온 말”이라며 굽히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많이 본 뉴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