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트럭 테러가 ‘베를린의 자유’ 무너뜨릴까”

BBC “트럭 테러가 ‘베를린의 자유’ 무너뜨릴까”

입력 2016-12-22 19:48
수정 2016-12-2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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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분단·독재 역사 거친 시민들에게 ‘베를린=자유’”

“수많은 베를린 시민들에게 베를린과 가장 동일시되는 단어는 ‘자유’다.”

영국 BBC 방송은 대형 트럭이 시내 번화가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돌진해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친 테러가 독일 수도 베를린의 ‘자유’의 정신을 흔들지에 주목했다.

미카엘 뮐러 베를린시장이 이 비극을 “우리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한 건 베를린의 정수(精髓)가 공격당했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BBC는 풀이했다.

이는 긴장할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도 많은 베를린 시민들이 테러에 굴복하는 것을 거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방송은 전했다.

베를린 시민들의 자유에 대한 사랑은 또한 국가 감시망으로부터 자유를 의미하기도 한다.

독일 다른 지역들에선 허용된 CCTV가 베를린의 공공장소에선 금지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테러 이전에 잇따른 사건들을 계기로 정부는 베를린에 CCTV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내각은 테러 발생 이틀째인 전날 이 방안을 승인했다.

트럭 테러가 불거지면서 경찰들을 더 많이 투입하고 군의 역할도 강화해야 한다는 논쟁적인 제안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장 심한 압박을 받을 이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 메르켈은 유럽의 다른 지도자들보다 난민에 가장 우호적인 지도자로 여겨진다.

그러나 BBC는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이 포용적이라고 말하는 건 실수”라고 지적했다.

메르켈은 터키에서 그리스로 들어온 난민들을 되돌리는 EU 협상을 이끌었다.

이 조치는 난민 유입 수를 대폭 줄였지만, 난민 그룹들로부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또 난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독일-오스트리아 국경을 통제했고, 메르켈 내각은 EU 이민자들의 혜택을 제한하는 새로운 입법도 추구하고 있다.

BBC는 “실제로는 메르켈은 상대적인 중도 입장에 있다. 독일은 합법적인 난민을 도울 인도적 의무가 있다는 신념을 지키고 있는데 이는 독일 주류 의견에 부합하는 신념”이라고 평했다.

난민 이슈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나 미국 총기 규제 논란에서와 똑같은 방식으로 국가를 양극단화하는 이슈다.

지금까진 크리스마스 마켓 트럭 테러는 갑작스러운 여론의 변화를 야기하기보다는 정치권 내 입장차를 더욱 키우는 것처럼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지난 세기에 걸쳐 파괴와 분단, 독재 등 수많은 사건을 거친 베를린의 시민들은 강한 까닭에 테러에 자신을 움츠러들게 놔두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방송은 트럭 테러 용의자인 튀니지 난민 아니스 암리가 난민 신청이 거부됐는데도 추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런 이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분을 입증할 서류가 없거나 신청자의 고국이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는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암리의 경우 튀니지가 그가 자국민이라는 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독일 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서류상 기록에 따르면 튀니지 남부 도시 타타윈에서 1992년 태어난 암리는 지난 2012년 이탈리아에 들어와 4년간 지낸 뒤 작년 6월 독일에 입국했다. 지난 6월 난민 신청이 거부됐지만, 임시 체류증을 받아 지내고 있었다. 그는 3개 국적과 6개 가명으로 여러 신원 증명서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독일에서 암리와 같은 상태에 있는 난민은 약 16만명으로 파악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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