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지킴이’ 혼다, 동료의원-한인들 아쉬움속 아름다운 은퇴

‘위안부 지킴이’ 혼다, 동료의원-한인들 아쉬움속 아름다운 은퇴

입력 2016-12-06 11:01
업데이트 2016-12-0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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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워싱턴DC DNC 본부서 송별회…‘혼다 활동상’ 담은 영상물 상영16년 의정활동 웃으며 마무리…일본-중국-인도계 인사들도 참석

16년의 의정활동을 마감하는 미국 민주당의 마이크 혼다(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을 위한 송별회가 마련됐다. 하지만 그에게선 정계를 떠난다는 아쉬움이나 선거 패배의 비통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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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혼다
마이크 혼다
송별회장을 가득 메운 약 200명의 지지자들은 혼다 의원을 박수와 환호로 맞았고, 혼다 의원 본인도 미소와 유머를 잃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본부에서 열린 혼다 의원 송별회는 동료의원들의 덕담으로 시작했다.

지난달 대통령선거와 함께 실시된 연방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내년부터 상원의원이 되는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하원의원을 비롯한 약 10명의 동료의원들은 혼다 의원에 대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거나 “믿을 수 있는 사람” 같은 칭찬 행진을 이어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레이스 멩(민주·뉴욕) 하원의원이 대독한 메시지를 통해 “당신 같은 지도자들과 함께 중요한 진전을 이뤘고, 당신이 캘리포니아 주와 이 나라에 얼마나 이바지했는지를 되새기고자 한다”고 치하했다.

송별회가 시작하기에 앞서 혼다 의원을 만난 안호영 주미대사도 혼다 의원이 “평생 열심히 올바른 일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혼다 의원은 “우리가 가진 지식과 경험으로 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미국 정부가 더 잘 작동되도록 만들자”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공동체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 혼다 의원은 “난민이나 (나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 등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도록 함께 서는 것이 미국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정부에 봉사하는 게 아니라 헌법에 봉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혼다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발언하는 동안 한쪽 벽에는 혼다 의원이 지금까지 해 온 활동을 요약해 만든 영상이 계속 상영됐다.

2000년부터 연방의회에서 활동한 혼다 의원은 인권운동부터 교육환경 개선, 소득불균형 해소 등에 주력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미국이 일본인들을 강제수용했을 때 부모와 함께 수용소 생활을 했던 혼다 의원은 특히 인권 보호를 강조해 왔고, 그가 2007년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하원 결의안(H.R. 121) 채택을 주도한 것도 그런 활동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일로 풀이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범죄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초당적 연명서한을 주도하기도 했다.

혼다 의원은 또 모국인 일본이나 한국은 물론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정치활동 참여를 촉진했다. 미국 연방의회에서 그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코커스 명예 의장을 맡으며 한국뿐 아니라 다른 아·태 국가 출신 미국인들의 정치적 창구 노릇을 한 것이다.

이날 송별회에서 혼다 의원은 자신이 미국에서 “아시아를 아우르는 정치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송별회 참석자들 역시 백인이나 흑인뿐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들이 골고루 섞여 있었다.

혼다 의원은 지난 11월 선거에서 같은 민주당의 로 칸나 후보에게 패배해 하원의원 자리를 내줬다. 미국 서부 지역은 물론 수도권과 동부 지역 한인들까지 나서 혼다 의원 재선 운동에 나섰지만,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고 일본계 기업들의 적극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칸나 후보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지난달초 선거운동 과정에서 혼다 의원은 “아베 (일본) 총리가 내게 화가 많이 나 있다고 한다. 그는 내 성이 ‘혼다’(일본 자동차사)가 아니라 ‘현대’(한국 자동차사)일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그러나 내가 위안부 문제에 앞장선 것은 진정으로 일본을 위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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