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금융자회사 호주서 마구잡이 대출 논란…“적자가구도 OK”

BMW 금융자회사 호주서 마구잡이 대출 논란…“적자가구도 OK”

입력 2016-12-06 10:26
업데이트 2016-12-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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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이후 피해 고객 1만5천명…672억원 보상안 합의

독일 자동차 업체 BMW가 차량 구매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호주 고객들에게 금융 자회사를 통해 마구잡이 식으로 대출을 해줬다가 적발됐다.

BMW 금융 자회사인 ‘BMW 오스트레일리아 파이낸스’(이하 BMW 파이낸스)는 대출과 관련해 고객을 오도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총 7천700만 호주달러(672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내놓았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6일 보도했다.

피해 고객은 2011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대출을 안고 차량을 산 사람들로 최소 1만5천명에 이른다.

회사 측이 내놓은 보상안에 따르면 대출 탕감 5천만 호주달러, 고객 직접 반환분 1천460만 호주달러, 기존대출의 금리 인하분 750만 호주달러다. 이밖에 대출과 관련한 고객교육용 기금 500만 호주달러가 포함됐다.

이같은 보상 금액은 호주 사상 최대 규모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BMW가 지분 전량을 가진 BMW 파이낸스 측은 기업 규제기관인 호주증권투자위원회(ASIC)와 이같은 내용의 강제이행각서를 체결했다.

ASIC의 의뢰로 회계회사 언스트&영(EY)이 조사한 결과 BMW 파이낸스 측은 가처분소득이 없거나 적자인 사람에게조차 차량 판매 시 거액을 대출했다.

구체적으로 아이 10명을 둔 한 싱글맘은 임시직으로 가처분소득이 마이너스였지만 2만7천 호주달러(2천356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또 21세의 한 난민은 취업한 지 1개월밖에 안 됐고 소득도 과장됐지만 2만3천300 호주달러(2천33만원)를, 76세 남성은 실질소득보다 많은 소득 추정치를 토대로 거의 5만 호주달러(4천363만원)를 무난히 대출로 안았다.

BMW 파이낸스 측은 거짓 서류를 받아 자신들의 결정을 정당화했고, BMW 영업사원들은 보너스로 보상을 받았다.

BMW 파이낸스 측은 차량 가치보다 더 많은 빚을 안게 된 고객들의 집단소송이 우려되자 타협에 나서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ASIC의 피터 켈 부위원장은 “BMW 파이낸스는 판매 우선의 문화를 가져 관련법을 지키지 않았고, 많은 소비자를 어려움에 빠트렸다”며 “잘못된 사업관행에 큰 대가를 치르게 한 이번 사례가 동종 업체에도 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SIC는 언스트&영과의 계약을 내년도 말까지 연장하면서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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