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마약조직 세력다툼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
유엔 “중남미인 극단적 폭력 탓 조국 등져…난민 간주해야”휴양지로 유명한 멕시코 남부 아카풀코에서 약 100㎞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대거 발견됐다고 엑셀시오르 등 멕시코 언론이 전했다.
25일(현지시간) 멕시코 수사 당국에 따르면 멕시코 게레로 주 시틀랄라 인근 산악 지대의 비밀 매장 터에서 시신 32구가 나왔으며 냉장 보관함 속에 있던 머리 9점도 함께 발견됐다.
멕시코 군경은 지난 22일 익명의 제보를 받고 이 일대 수색에 나섰다가 납치된 남성 1명과 비밀 매장 터를 발견했으며, 추가 조사 결과 시신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현재 희생자 신원과 범인을 파악 중이다.
이 매장 터는 최근 목이 잘린 사체 9구가 발견된 지역과 가까우며, 이날 냉장 보관함 안에서 발견된 머리는 해당 사체들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가난한 농촌이 대부분인 게레로 주 내에서도 시틀랄라 일대는 오랫동안 ‘로호스’와 ‘아르디요스’라는 두 마약 조직이 영역 다툼을 벌인 곳이며 최근 ‘라 파밀리아’와 ‘테킬레로스’ 등 다른 조직들도 경쟁에 가담해 폭력이 가중되고 있는 곳이다.
마약 조직들의 범죄에 더해 이에 맞서려는 지역 주민들이 조직한 자경단까지 가세하면서 폭력 사태는 날로 악화하고 있다.
게레로 주의 유명한 휴양지 아카풀코에서도 지난달 30일 군인 2명이 납치돼 숨진 채 발견됐다. 아카풀코는 한때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태평양 연안 휴양지였지만 최근 마약 관련 범죄로 치안이 악화하면서 기피 지역으로 전락했다.
엑토르 아스투디요 게레로 주 주지사는 “마약 조직들의 범죄는 야만과 흉포함의 물결”이라며 “자경단 또한 도움이 되기보다는 더 많은 폭력과 대립을 촉발하는 무장 조직”이라고 비판했다.
게레로 주에선 올해 들어 10월까지 살인 1천832건이 발생했다. 이 추세가 지속하면 게레로 주는 올해 인구 10만 명 당 살인 60건을 기록하게 되며 이는 주 역사상 최고 기록인 2012년의 10만 명 당 살인 68건에 근접한 수치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조지 오코스-오보는 이날 멕시코 멕시코시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남미인들이 조국을 등지는 주된 이유는 범죄 조직과 관련된 극단적인 총기 폭력”이라며 “그들은 단순히 경제적 이민이 아니다. 그들은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난민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의 모국은 폭력 예방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 사람들이 합당한 보호를 받아야 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