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놀란’ EU “어떤 조치 취하는지 일단 지켜보자”

트럼프 당선에 ‘놀란’ EU “어떤 조치 취하는지 일단 지켜보자”

입력 2016-11-14 08:32
업데이트 2016-11-1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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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13일(현지시간)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 트럼프 당선인이 향후 몇 달 간 정권 인수 및 집권 초기에 EU와 미국 간 관계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켜보기로 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오는 14~15일 EU 외교정책이사회를 앞두고 이날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의 초청형식으로 브뤼셀에서 비공식 만찬 회동을 하고 트럼프 당선에 따른 향후 EU와 미국 관계, 양측간 현안 등에 대해 논의,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회동에서 장관들은 미국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미국 차기 행정부의 유럽 정책을 조속히 파악하기 위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을 접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 영국과 프랑스는 외무장관이 오지 않고 EU 대사를 대신 참석시켜 트럼프 당선에 대응하는 EU의 전선에 이견이 있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외무장관은 이날 회동을 마친 뒤 “우리는 향후 몇 달간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국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과정에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며 유럽 국가들이 안보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경우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언급하는 등 외교적 고립주의를 내세운 것을 비롯해 자유무역을 위한 국제 협정을 거부하고 러시아와 관계개선 의지를 밝힌 것들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과정에 주요 자유무역 협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EU와 미국이 협상을 벌여온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이 존속하기 위해서는 재협상 돼야 할 것이라고 대체로 예상하며 걱정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EU 국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유럽과 군사적 대치가 고조되는 러시아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관계개선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점이다.

EU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분 사태 무력 개입 및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취하고 이를 연장해 유지하고 있으나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와 관계개선을 도모할 경우 대(對)러시아 제재 유지를 놓고 회원국 간에 의견이 충돌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U 외무장관들은 14일에는 쿠데타 진압 이후 EU와 관계가 악화한 터키의 EU 가입 문제를 비롯해 시리아 내전 종식문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방위협력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한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나토동맹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나토는 유럽 방위의 모델임을 강조하며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올해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경고 사인”이라며 유럽에 단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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