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트럼프에 즉석제안 “뉴욕서 17일 시간되는데”…“나도 OK”

아베, 트럼프에 즉석제안 “뉴욕서 17일 시간되는데”…“나도 OK”

입력 2016-11-11 13:55
업데이트 2016-11-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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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이 전한 통화 내용…“주미 일본대사, 이방카와도 접촉”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발 빠르게 통화를 하고 내주에 전격 회담하는 방안까지 의논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일본 언론은 자국 정부가 상대국 대통령의 공식 취임 전에 이처럼 속도감 있게 회담을 조율하게 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여기에는 그간의 사전접촉과 아베 총리의 예정에 없던 즉석 제안이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국가 정상으로는 이스라엘, 멕시코, 이집트에 이어 네 번째로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했다.

일본 측은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 연설을 하기 이전부터 트럼프 측과 통화할 수 있는 복수의 시간을 협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 결과 “비교적 이른 시간에 답변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주미 일본대사 등은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과 선거 유세전이 펼쳐지던 시기부터 접촉을 했다.

트럼프가 가장 총애하는 이방카는 이번 대선 캠프의 막후 실세로 꼽히고 세션스는 차기 행정부에서 국무, 법무,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신문은 일본 정부와 이들이 이번 통화와 관련해서도 협의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통화에서 트럼프에게 “이번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가는데, 도중에 17일에 뉴욕이나 그외 지역에서라도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19일 페루에서 개막하는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한다.

이에 트럼프가 “좋은 제안”이라며 “나도 그날은 뉴욕에 있으니 회담이나 식사나 모두 좋다”고 즉답하면서 회담을 조율하게 됐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총리가 당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17일 뉴욕을 방문,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측과는 이러한 합의는 없었다고 전했다.

외무성 측은 뉴욕회담에 대해 “(실무진에서) 사전 조정하지 않고 두 사람이 스스로 톱다운(top-down·하향식)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유엔 총회 참석 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클린턴 후보와 회담한 바 있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가 당시 트럼프 측에도 회담을 요청했지만 불발돼 아베 총리가 트럼프의 자문역인 윌버 로스 재팬소사이어티 회장을 만났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가 클린턴에 비해 트럼프 측과는 관계 구축이 늦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트럼프 측과도 나름의 네트워킹을 만들어 둔 것으로 분석된다.

아베 총리는 전날 통화에서 트럼프로부터 “지금까지 경제정책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장기간 안정된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평가를 들었다고 요미우리와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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