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인대, 사상 초유의 홍콩 독립파 의원 퇴출 명령

중국 전인대, 사상 초유의 홍콩 독립파 의원 퇴출 명령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6-11-07 16:13
업데이트 2016-11-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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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사상 처음으로 ‘홍콩 독립’을 주장한 홍콩의 입법회(국회 격) 의원을 제명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입법회 의원의 선서 의무를 규정한 홍콩 특별행정구 기본법 제104조에 대한 ‘해석’을 최종 의결했다. 전인대는 “104조는 홍콩 입법 의원이 취임할 때 홍콩 기본법을 준수하고 중화인민공화국과 홍콩 특별행정구에 충성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면서 “선서문을 왜곡하거나 선서를 거부한 의원은 입법회에서 활동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달 12일 홍콩 입법회 개원식에서 선서문을 읽는 대신 “홍콩 민족의 이익을 수호하자”,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욕설과 함께 외친 독립파 의원인 식스투스 바지오 렁(梁頌恒·30) 의원과 야우와이칭(游蕙禎·여·25)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됐다.

 홍콩 고등법원이 현재 두 의원의 제명 여부를 심리하고 있지만 홍콩 법원은 중국 전인대가 내린 법률 해석에 어긋나는 판결을 하면 안 된다.

 홍콩 기본법 158조에는 홍콩 법률의 최종 해석권이 중국 전인대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전인대는 해석권을 발동에 사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사후 홍콩 대법원의 판결을 번복할 수 있다.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이양된 이후 전인대가 해석권을 발동한 경우는 이번까지 모두 5차례이며 의원을 제명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 의원의 퇴출 여부는 홍콩 입법회 차원에서 정족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결정되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홍콩 당국을 상대로 강력한 압박 조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인대가 홍콩 주민이 직접 뽑은 의원을 퇴출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서 홍콩의 자치권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중국 국무원은 “전인대의 해석은 완벽하고 시의적절하다”면서 “국가 통일성 유지를 홍콩 독립세력의 뿌리를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사법 자치권까지 짓밟았다”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어 2014년에 벌어졌던 홍콩 민주화 투쟁인 ‘우산혁명’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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