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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극력 반대 美앨라배마 대법원장 사실상 해임

‘동성결혼’ 극력 반대 美앨라배마 대법원장 사실상 해임

입력 2016-10-01 09:23
업데이트 2016-10-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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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전 ‘십계명 비석’ 철거 불응 후 두 번째로 축출당해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에 극력 반대해 온 미국 앨라배마 주 대법원장이 사실상 해임됐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판사와 변호사, 일부 지명자 등 9명으로 구성된 앨라배마 주 사법재판소는 법관 윤리를 어긴 로이 무어(69) 주 대법원장의 잔여 임기 동안 직무를 정지했다.

이미 지난 5월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 무어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사법재판소의 명령은 즉각 효력을 발휘한다.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 주지사는 2019년 말로 예정된 무어 대법원장의 임기를 채울 후임 대법원장을 곧 지명할 예정이다.

사법재판소는 지난해 역사적인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전국 합법화 결정에 맞서 무어 대법원장이 지난 1월 산하 결혼 공증 업무를 처리하는 판사들에게 내린 행정 명령을 법관 윤리 위반의 대표적 사례로 봤다.

당시 무어 대법원장은 결혼을 이성 간의 결합으로 명시한 앨라배마 주 법을 지킬 ‘각료의 의무’가 있다며 공증 판사들에게 동성결혼 증명서 발급 봉쇄를 지시했다.

그러나 사법재판소는 이 명령이 법적 구속력을 지닌 연방법을 무시한 것이며 법관 윤리 위반을 보여주는 명백한 확증이라고 판결했다.

무어 대법원장이 미국 사법 체계에서 최상위인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순응하지 않고 연방법을 따를 의사도 없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는 게 사법재판소의 판단이다.

보수 기독교 신자인 무어 대법원장은 2003년에도 주 법원 청사 앞에 세워진 십계명 비석을 치우라는 연방법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가 사법재판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해임됐다. 그는 2012년 선거에서 승리해 복직했으나, 이날 두 번째 축출을 피하지 못했다.

한 변호사는 “무어 대법원장이 첫 번째 해임 이후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면서 “여전히 연방법을 거스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사법재판소의 법관 윤리 위반 결정을 ‘우습다’고 비웃은 무어 대법원장은 자신이 몸담은 주 대법원에 항소할 예정이라고 그의 변호사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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