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다” 日중고생 자살 심각…작년에 343명 목숨 끊어

“견딜 수 없다” 日중고생 자살 심각…작년에 343명 목숨 끊어

입력 2016-08-30 16:26
업데이트 2016-08-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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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자살건수 감소 속 중고생 자살은 증가시민단체 “목숨걸고 학교 갈 필요 없다” 대안모색문부과학성, 자살방지 교육·철길감시·자살 암시 글 선제 대응

“더는 견딜 수 없다. (중략) 살 가치가 없다.”

급우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해 온 일본 아오모리(靑森)현의 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이달 25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유서의 일부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온라인 메신저 ‘라인’(LINE)에서 동급생에게 욕설 세례를 당한 것을 비롯한 장기간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이 여학생의 부모는 “이지메(약자를 신체적·정신적으로 반복해 괴롭히는 행위) 피해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유서를 공개했다.

일본에서 집단 괴롭힘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7월에는 이와테(岩手)현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집단 괴롭힘 때문에 죽고 싶은 심경이라고 담임교사에게 반복해 호소했으나 외면당한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어 파문을 일으켰다.

일본에서는 최근 전체 자살 건수가 감소했지만, 중고생의 자살은 오히려 증가하는 등 학생 자살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일본 내각부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에 일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2만4천554명으로 2014년에 자살한 이들보다 979명 감소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자살은 같은 기간 31건 늘어나 343건에 달했다.

아사히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2007년에 중학생은 10만 명당 1.5명 정도가 자살했으나 작년에는 자살자가 10만 명당 2.94명으로 늘어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교생은 작년에 10만 명당 7.26명이 자살해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학생들은 방학이 끝나고 다시 등교하는 시기에 극단적인 선택을 많이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각부가 과거 40년간 발생한 만 18세 이하의 자살 사건을 분석한 결과 9월 1일이 131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4월 초순이 많았다.

일본은 중고교는 4월 초에 새 학기를 시작하며 8월 말 또는 9월 초에 여름방학이 끝난다.

내각부의 자살백서는 초중고생이 자살하는 주요 원인으로 학업부진, 우울증, 친구와의 불화, 이지메, 부모와의 불화 등을 꼽았다.

역시 내각부의 자살대책백서는 학교생활이 초중고생 자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지메 문제에 관해서는 그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며 학교뿐만 아니라 관계 기관이 긴밀하게 연대해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생들의 자살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면서 대응책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시민단체 90개가 가입한 ‘프리스쿨 전국 네트워크’는 올해 ‘여름방학이 끝날 때 학교가 괴롭다면 여기가 있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단체는 “학교가 목숨을 걸면서까지 갈 장소가 아니며, 학교에 가는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를 배우거나 성장하기 위한 길이 많이 있다”며 방학이 끝난 후 학교에 가기 싫은 학생이 갈만한 다른 곳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안내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학생이 철길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을 막기 위해 철길 건널목 감시활동을 하거나 자살을 암시하는 인터넷 게시물을 잘 살펴 미리 대응하라고 지난달 전국 교육위원회 등에 요구했다.

또 학생들에게 자살 예방 교육을 하도록 권고하는 등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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