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베네치아, 관광객 폭주에 불만 폭발…“관광객 꺼져” 전단

伊베네치아, 관광객 폭주에 불만 폭발…“관광객 꺼져” 전단

입력 2016-08-20 20:49
수정 2016-08-2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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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여파 그리스 섬들은 ‘썰렁’…남유럽 관광지 풍경 ‘극과 극’

남유럽의 대표적 관광지들이 올 여름 관광객 유치에 큰 차이를 보여 극과 극의 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관광지인 베네치아는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현지인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는 반면 바다를 사이에 둔 이웃 나라 그리스의 섬들은 난민 여파로 방문객이 급감해 울상을 짓고 있다.

20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베네치아에는 최근 며칠 전부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시내 중심가 곳곳에 ‘꺼져’(go away) 등 관광객들에게 적개심을 드러내는 문구와 이미지를 담은 전단들이 뿌려지고 있다.

베네치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산 죠반니 성당 외벽에는 ‘관광객은 가라. 당신들은 이 지역을 파괴하고 있다’라는 영어 문구를 담은 포스터가 내걸렸다.

베네치아에서 가장 북적이는 장소인 산 마르코 광장의 거리에 비치된 쓰레기통에서는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관광객들을 암시하듯 쓰레기를 버리는 돼지의 그림과 함께 ‘멈춰. 당신은 환영받지 못한다’라는 문구를 담은 전단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전단들은 넘치는 관광객들로 일상적인 삶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낀 베네치아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터키, 그리스 등 주변 국가들이 테러와 난민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한 것과 달리 이탈리아 주요 관광지는 올 들어 관광객이 오히려 늘어 몸살을 앓고 있다.

연 평균 관광객이 2천만 명에 달하는 베네치아의 경우 작년 여름에 비해 올 여름 관광객이 약 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관광객 수가 수용한도를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40대 뉴질랜드 남성이 술에 취한 채 호기롭게 현지 명물 리알토 다리에서 뛰어내렸다가 아래를 지나던 수상택시에 부딪혀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 베네치아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분노한 루이지 부르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사건 직후 트위터에 “공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시 당국에 특별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소매치기, 공공기물 파손자, 주정꾼 등은 감옥에 가둘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루치아나 콜레 베네치아 부시장은 “관광업이 베네치아 경제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사람들이 좀 더 교양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여름이면 휴가객들로 북적이던 그리스 섬들의 풍경은 베네치아와는 사뭇 다르다. 그리스 섬들은 작년부터 대규모로 들이닥치기 시작한 난민 유입 여파로 올 여름 관광지가 썰렁함을 면치 못하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리스 언론은 북아프리카나 터키에서 출발하는 난민의 주요 목적지인 레스보스, 사모스, 키오스 등 에게해 주요 섬들의 호텔들이 20일부터 투숙객들에게 요금을 최대 반값까지 깎아주는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관광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에게해 섬들의 숙박료 할인 행사는 오는 10월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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