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FTA는 재앙-미국 일자리 킬러”…비판수위 계속 높혀

트럼프 “한미FTA는 재앙-미국 일자리 킬러”…비판수위 계속 높혀

입력 2016-08-03 07:28
업데이트 2016-08-0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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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 표현은 처음…한인 많은 버지니아 유세서 한미FTA 노골적 비판

러스트벨트-백인 노동자 겨냥한 발언…집권시 심각한 통상마찰 예고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판 수위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며 재협상 또는 재검토 방침을 시사해온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예 ‘재앙’(disaster)으로까지 규정했다.

트럼프는 2일(현지시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버지니아 주(州)의 애쉬번 유세에서 미국이 그동안 외국과 체결한 ‘잘못된’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지역 경제가 망가지고 일자리도 없어졌다는 주장을 펴는 과정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과 함께 한미FTA를 노골적으로 거론했다.

트럼프는 “2000년 이후 버지니아의 실업 인구는 배로 늘었다. 통계로 입증된 것이다”면서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인 나프타에 서명한 이후 버지니아는 지역 내 제조업 일자리 3개 가운데 1개를 잃었다”고 밀했다.

이어 “힐러리는 (국무장관 재직시절이던) 2011년 우리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한미FTA)을 강행 처리했다”면서 “우리한테 그 협정은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힐러리에게 선거자금을 주는 사람들을 봐라. 그들이 그 협정에 얼마나 연루됐는지 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회원국들과의 교역에서도 적자가 큰데 이들은 바로 그 TPP에 참여해 발효시킬 국가들”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고 힐러리가 원하는 것이다. 심지어 힐러리는 과거에 TPP를 ‘골드 스탠더드’(Gold Standard)라고까지 불렀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클린턴 후보의 오랜 측근인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의 최근 폴리티코 인터뷰를 거론, “매컬리프 주지사는 분명히 ‘걱정하지 마라. 힐러리를 당선시켜 주면 그녀가 TPP를 승인할 것이다. 몇 가지만 손을 보고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클린턴이 승리해 집권할 경우 지금의 공약을 뒤집고 TPP를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전날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 유세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트럼프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나프타에 서명한 이후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는 제조업 일자리 3개 가운데 1개를 잃었고, 또 그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하는 협정에 서명한 이후 제조업 일자리 4개 가운데 1개를 빼앗겼다”면서 “힐러리는 우리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처리했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일자리) 킬러였다. 한국과의 무역협정은 일자리 킬러였다”고 언급했다.

또 “내가 (한국으로부터) 수천 대의 TV를 사는데 (미국에서는 지금) 누구도 TV를 만들지 않는다”면서 “너무 오래되긴 했지만 우리는 실베니아 (가전)제품을 갖고 있었고, 제너럴일렉트릭(GE) 제품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더이상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우리는 지금 TV를 만들지 않고, 다른 많은 것도 생산하지 않는다. 어떤 것도 만들지 않는다”면서 “대신 공장에 많은 요양원을 갖고 있을 뿐이다. 많은 공장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요양원이 들어섰는데 물론 그것도 좋고 필요하지만 우리는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이번 대선의 승부처로 떠오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중서부의 제조업 지대)와 현 경제상황에 불만을 품은 백인 중산층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지만 그의 발언 수위가 점점 세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집권 시 한미 간의 최악의 통상마찰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달 21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수락연설에서도 똑같은 논리를 폈다.

트럼프는 당시 “힐러리는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고 또 TPP도 지지했다. TPP는 우리는 제조업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미국을 외국 정부의 결정에 종속되게 할 것”이라면서 “나는 우리 노동자를 해치거나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해치는 어떤 무역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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