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이 되고싶었던’ 美8세 난치병 소년 꿈 이룬 다음날 숨져

‘해병이 되고싶었던’ 美8세 난치병 소년 꿈 이룬 다음날 숨져

입력 2016-08-02 09:24
업데이트 2016-08-0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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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희소 유전병 앓아…‘명예해병’ 위촉 후 사망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희소 유전병과 사투를 벌이던 8세 소년이 ‘명예 해병’으로 위촉된 다음 날 숨진 안타까운 사연을 abc 뉴스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4살 때 유전병인 ‘에르카디 증후군’(Aicardi-Goutieres syndrome) 진단을 받고 4년간 투병해온 와트 질레트(8) 군은 지난달 31일 조용히 숨을 거뒀다.

에르카디 증후군은 심각한 발달장애나 지능장애를 일으키는 난치성 질환으로 생존 기간은 평균 8.3세다. 에르카디 증후군 환자에게는 특징적인 얼굴 형태, 위와 신장 이상, 피부의 색소 침착, 발작 등이 나타난다.

와트는 사망하기 전날 샌디에이고 인근에 있는 펜들턴 해병 기지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해 ‘명예 해병’으로 위촉됐다. 와트의 명예 해병 위촉은 ‘귀신 잡는’ 해병처럼 병마와 싸워 이겨내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해병대 훈련 부사관인 와트의 아버지 제레미아 질레트는 지난달 아들이 신장 투석 수술을 받으며 힘겨워하자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아들이 병마를 이겨내면 해병이 되고 싶다는 사연을 올리고 동료 해병들에게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글을 본 해병대원들 사이에서 “해병의 ‘아들’인 와트를 명예 해병으로 위촉하자”는 여론이 일어났고, 이후 와트를 명예 해병으로 위촉하자는 온라인 청원이 급격히 확산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제레미아가 근무하는 해병 사령부에서는 이를 보고받고 정식으로 위촉 절차를 밟았다. 미국에서 ‘명예 해병’은 해마다 해병에 특별한 헌신을 한 민간인 중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발한다.

제레미아의 상관인 제시 스요르베르 중령은 “와트가 병마와 싸우는 것은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해병의 정신과 같다”면서 와트의 쾌유를 빌었었다.

로버트 넬러 해병대 사령관(대장)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와트 군. 끝까지 싸워 병마를 이겨내기를 바란다. 너는 해병”이라며 “와트의 명예 해병 위촉은 가장 쉬운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제레미아는 아들이 숨진 뒤 “나는 언젠가 아들이 병을 극복하면 해병에 입대할 것으로 믿었다”면서 “아들은 내가 만난 가장 강한 어린이였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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