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Q&A 5문 5답…왜 떠나려하고 붙잡으려 하나

브렉시트 Q&A 5문 5답…왜 떠나려하고 붙잡으려 하나

입력 2016-06-22 10:09
업데이트 2016-06-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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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부를 묻는 영국 국민투표가 22일(현지시간)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영국이라는 일개 국가의 일인데 왜 이 국민투표가 전 세계 초미의 관심사일까. 이는 EU의 태동과 영국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전 세계의 역학 관계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자 EU의 핵심축인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따라 전 세계 정치, 경제 판도를 바꿀 만큼 큰 파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EU란 무엇인가 = EU의 태동은 유럽경제공동체(EEC)다. 독일, 프랑스 등 6개국이 2차 대전 후 1957년 유럽 지역의 경제 통합을 위해 EEC를 설립했다.

이후 마스트리히트 조약이 발효된 1993년 유럽연합(EU)을 출범시켜 28개 회원국에 5억명이 공유하는 공동체로 발전했다. 회원국은 영국뿐 아니라 아일랜드, 체코, 폴란드 등 유럽 전역을 망라한다.

EU는 각 회원국의 정치, 경제, 법률에 상당한 권한을 행사한다. EU내에 입법부인 유럽의회,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 공동경찰기구인 유로폴, 유럽중앙은행(ECB) 등 기구도 갖고 있다.

19개 회원국이 공통 화폐인 유로화를 쓰고 있다. 다만, 영국, 덴마크, 스웨덴 등은 자체 화폐를 유지하고 있다.

◇ 영국의 EU 탈퇴 이유는 ‘일자리·주권 회복’

영국은 1973년 EU의 전신인 EEC에 가입했다. 그러나 영국은 기본적으로 유럽 공동체에 대한 신념이 약한 편이다. 과거 대영제국으로 미국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은 영국은 자신은 유럽 국가들과 본질에서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

브렉시트라는 말은 ‘영국(Britain)’과 ‘탈출(exit)’의 합성어다. 한마디로 영국이 EU에서 빠져나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EU를 사실상 독일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런 EU의 정책에 영국이 좌지우지되는데 불만을 품고 있다.

이들은 영국이 EU를 떠나야 문화와 독립성, 세계 속의 위상 등 정체성을 회복 또는 보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영국의 저소득층 일자리를 위협하는 이민 유입은 브렉시트 진영에서 가장 앞세우는 문제다. EU에서 탈퇴하면 EU 역내 자유통행을 보장하는 솅겐조약에서 벗어나거나 탄력적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돼 이민 유입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13년 영국 여론조사에서는 4분의 3 이상이 이민 정책 제한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많이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56%에 달했다. 대규모 이민자 유입으로 일자리를 뺏긴 영국인들이 늘면서 EU 잔류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영국이 EU 잔류 원하는 이유는 ‘경제 이득’

브렉시트 반대파들이 영국의 EU 잔류를 주장하는 데는 ‘경제 논리’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민 유입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있지만, 영국이 EU를 탈퇴함으로써 입게 될 경제적 타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브렉시트 반대파들은 영국이 EU 회원국이 되면서 경제와 안보가 향상됐다고 본다. 영국 기업이 다른 EU 회원국의 수출입이 자유로워졌고, 28개 회원국의 일원이 됨으로써 영국인들이 다른 나라에서 거주하거나 일할 수 있는 선택권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영국 노동당 지도자들은 EU의 법규와 규제 그리고 유럽사법재판소가 영국 노동자의 권익을 향상했다면서 이런 보호막이 사라지면 다시 여건이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유럽이 영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국이자 최대 외국인 직접 투자처라면서, EU 회원국이라는 자격이 런던을 세계 금융 중심지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이런 위상이 위태로워진다고 보고 있다.

◇ 브렉시트 찬반 운동 쟁점은 ‘이민 억제 vs 경제 충격’

영국의 EU 잔류 진영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둔 유세에서 영국이 EU를 떠나면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영국인들을 설득하고 있다. 수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이런 재앙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들 진영의 논리를 뒷받침해주는 형국이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EU가 회원국에서 거주 및 취업의 자유를 준 이래 끊임없이 이민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이들 진영은 영국이 EU를 탈퇴함으로써 국경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고 자체 입국 원칙 등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EU 지도자들은 회원국 내 거주 및 취업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자는 주장을 일축해왔다. 그러나 영국의 반발을 의식해 복지 체제에 부담된다면 일정 기간 복지 비용을 제한할 수 방안을 영국에 제시한 바 있다.

◇ 찬반 투표 후 파급 효과는

브렉시트가 국민투표로 통과될 경우 적어도 단기간 영국이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뉴욕타임스는 영국이 EU라는 개방된 시장을 통하지 않는다면 무역과 투자 분야에서 손실을 볼 것으로 봤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는 이민자 유입이 영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무너뜨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브렉시트는 노동 저생산성, 경제 성장 둔화, 고용 감소 등의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봤다.

브렉시트는 또한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에 불을 붙일 가능성도 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영국인들이 EU 탈퇴에 투표한다면 스코틀랜드는 영국에서 독립하기 위한 새 국민투표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코틀랜드는 지난 2014년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했다가 부결됐지만, 전문가들은 스코틀랜드인 대다수가 EU 잔류를 지지해 브렉시트가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 전체로 볼 때 영국의 탈퇴는 유럽 전역에 국수주의와 반이민 구호, 인기 영합주의 정치가 판을 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결국 EU 회원국 간에 불신과 반목을 야기해 EU 체제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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