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범 이름도, 사진도 내지 않겠다” CNN 간판앵커의 선택

“테러범 이름도, 사진도 내지 않겠다” CNN 간판앵커의 선택

입력 2016-06-15 17:08
업데이트 2016-06-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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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총기 난사범의 이름을 말하거나 사진을 보여주지 않겠습니다. 이미 너무 많이 노출됐습니다.”

미국 CNN방송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앤더슨 쿠퍼 360˚’을 시작하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쿠퍼는 대신 희생자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겠다며 올랜도 게이클럽 테러 사망자 49명 중 당시까지 신원이 확인된 48명의 이름과 사연을 하나하나 읽어내렸다.

동성애자이기도 한 쿠퍼는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여러 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테러 소식을 보도하면서 테러범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기로 한 쿠퍼의 결정은 이례적이지만 처음은 아니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폴 레빈슨 포드햄대 교수는 “유명해지고 싶다는 역겨운 욕망”에서 흉악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범인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 다른 잠재적 범죄자로 하여금 명성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쿠퍼 이전에도 폭스뉴스의 앵커 메긴 켈리가 지난해 오리건 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사했을 때 총격범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폭스뉴스 PD인 톰 로웰은 “총격범이 악명을 얻고 싶은 욕망에 따라 저지른 범죄임이 명백한 경우 우리는 (유명해지도록) 도와줄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로웰은 그러나 이번 올랜도 사건처럼 테러나 특정 이념에 의한 사건일 경우 범인의 실명을 보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언론에 보편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또 다른 전문가는 지적한다. CNN도 쿠퍼의 프로그램 이외에 다른 프로에서는 테러범 오마르 마틴의 이름과 사진을 여러 번 공개했다.

데이비드 루빈 시러큐스대 교수는 “쿠퍼가 한 일이 기본적으로 본인의 만족을 위한 것이고 좋은 일”“이라며 ”그러나 모든 언론과 사법당국이 범죄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다면 반대할 것이다. 언론의 임무는 정보를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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