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총격 사건의 테러범이 인질 가운데 흑인은 살려줬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폭격에 대한 복수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 주장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흑인 페이션스 카터(20·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격 참사로 기록된 올랜도 테러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필라델피아 출신인 카터는 방학을 맞아 사촌인 아키라 머레이(여), 친구 티아라 파커(여)와 함께 올랜도를 찾았고, 참사가 일어났던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클럽 측이 준비한 ‘라틴 나이트’ 행사를 즐겼다.
올랜도 테러범의 총격으로 클럽이 아수라장으로 변하면서 카터는 화장실로 도망했다. 카터는 이날 플로리다 병원에서 마련된 생존자 기자회견에서 “총을 맞는 순간 게임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카터는 테러범이 경찰 협상가와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충성 맹세를 하는 것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테러범이 미국이 자신의 나라에 폭탄을 퍼붓는 것을 멈출 때까지 자신의 살상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테러범인 오마르 마틴은 뉴욕 출신 미국인이지만 부모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터는 웅크리고 있던 인질들을 향해 마틴이 “여기 흑인이 있느냐”고 물은 다음 “나는 흑인들과 별 문제가 없다. 이것은 내 나라와 관련된 일이고, 당신들은 충분히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참사 당시 ‘라틴 나이트’ 행사가 열렸던 만큼 많은 히스패닉(라틴아메리카계)이 클럽을 찾았고 푸에르토리코 출신을 포함한 히스패닉 다수가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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