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이후 급변…오사마 빈 라덴이 삼촌이라고 떠들고 다녔다”
“이상한 행동으로 괴롭힘 많이 당해…9·11테러 직후 정학 또는 퇴학”성적 나쁘고 행동장애우들 다닌 ‘스펙트럼 얼터너티브 스쿨’ 출신
미국 플로리다 주(州)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에 총기를 난사해 49명의 무고한 목숨을 빼앗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29)의 과거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마틴의 전(前) 부인이 그의 폭력성을 증언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과거 고등학교 친구들이 그가 2001년 9·11테러 당시와 이후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WP는 마틴의 고교 친구들이 사건 직후 페이스북에서 주고 받은 대화와 인터뷰 증언 등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마틴은 플로리다 주 스튜어트에 소재한 ‘스펙트럼 얼터너티브 스쿨’을 다녔는데 이 학교는 성적이 나쁘고 행동장애가 있는 학생들만을 위한 별도의 캠퍼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 때 마틴과 같은 반이었던 익명의 한 친구는 “9·11 당시 테러범들에 납치된 두 번째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중 남쪽 건물에 부딪히는 장면이 TV를 통해 흘러나왔을 때 모든 학생이 충격에 빠졌으나, 유일하게 한 학생(마틴)만 발을 구르며 기뻐 날뛰었다”고 회고했다.
마틴은 당시 고교 2학년이었다.
같은 반의 다른 친구는 “9·11 테러 당시를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선생님이 TV를 켜라고 했고 우리는 첫 번째 비행기와 두 번째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부딪히는 것을 봤다”면서 “그때 마틴은 웃고 있었다. 얼마나 행복한 모습이었는지 거의 믿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친구는 “마틴이 (9·11테러범인) 오사마 빈 라덴이 자신의 삼촌이라고 떠들고도 다녔다”고 덧붙였다.
이들 두 사람 이외에 또 다른 친구는 9·11 테러 당일 자신이 마틴과 함께 교장실에 불려간 적이 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교실에서 자다가 깨 TV를 보니 사람들이 (세계무역센터)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있었고, 그 상황에서 내가 욕을 해 (교장실로) 보내진 것”이라면서 “그러나 당시 마틴은 ‘미국이 당할만한 일이다’와 같은 정말로 무례한 말을 했다”고 기억했다.
WP는 이 같은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고, 또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5년 가까이 흘러 기억이 불분명할 수도 있지만, 여러 친구의 유사한 증언들로 볼 때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근 마틴카운티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로버트 저클은 WP 인터뷰에서 마틴이 스펙트럼 얼터너티브 스쿨에 다녔다고 확인하면서 “그가 9·11 테러에 기뻐하고 또 미국이 어떻게 공격받았는지 비웃는 것을 봤다”면서 “그는 (스쿨)버스안에서 비행기 소리를 내고 마치 빌딩으로 달려드는 듯한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집에서 그런 것을 배운 것인지 아니면 친구가 없어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그런 것인지는 전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저클은 또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는 우리는 꽤 솔직한 편이었고 같은 (스쿨)버스를 타고 다녔다. 아주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친구 사이였다”면서 “마틴은 9·11 테러 이후 변했고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저클과 다른 친구들은 마틴이 9·11 테러 직후 정학이나 퇴학을 당한 것으로 기억했으며, 한 친구는 당시 상황에 대해 “마틴의 아버지가 운동장에서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아들의 뺨을 때렸다”고 설명했다.
마틴과 함께 교장실에 불려갔었던 친구는 “마틴이 괴롭힘도 많이 당했는데 그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고등학교라는 게 거칠고 애들은 원래 이름만 갖고도 놀린다”면서 “애들이 그를 학교에서 끌고나가기도 했고, 다른 애들은 그와 싸우려고도 했다. 몇몇 친구들은 그가 계속 미친 말을 한다며 싸우려고 했는데 아무튼 마틴은 9·11 이전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이후 뭔가 변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