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트럼프 외교안보구상 ‘극과 극’…국제주의 vs. 고립주의

힐러리-트럼프 외교안보구상 ‘극과 극’…국제주의 vs. 고립주의

입력 2016-06-03 09:44
업데이트 2016-06-03 09:4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동맹 더 강하게 만들겠다” vs. “기존 동맹 틀 재조정”

클린턴과 트럼프의 외교정책 기조가 확연히 갈린 것은 동맹 정책이었다.

클린턴은 현재의 동맹 시스템을 확고하고 강하게 유지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은 “미국은 오랜 동맹들 곁에 붙어있을 것(sticking together with the longtime U.S allies)”이라며 “미국은 이들 동맹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식으로 한다면 미국은 점점 고립될 것이고 이는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 축하할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또 동맹들의 방위비 분담문제를 거론하며 “우리의 친구들이 공정한 몫을 부담할 필요가 있으며 나는 트럼프가 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부터 주장해왔다”며 “그러나 많은 동맹들이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있으며 여기서 논쟁의 핵심은 우리가 동맹과의 관계를 강하게 하느냐 아니면 끊어버리느냐의 여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국익을 앞세워 현행 동맹의 틀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겠다고 공언한 상태이다.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를 냉전의 유물로 인식하면서 근본적으로 관계를 재조정하겠다는 뜻을 표명했고 한국과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방위비를 더 부담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 미군 철수와 ‘한·일 핵무장’ = 클린턴은 한국과 일본에 주둔 중인 미군을 유지하면서 한·미, 미·일 동맹을 한층 더 강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이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일본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철회하고 일본이 핵무기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는 일본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날 경우 ‘전쟁하라면 하라지. 행운을 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며 “나는 트럼프가 핵전쟁을 이야기하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지조차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그러면서 한·미,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판한 클린턴은 “국무장관 재직시절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일본과 긴밀하게 협력해왔다”며 “여기에는 가학적인 북한 지도자가 무모하게 우리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탄두를 요격할 준비가 돼있는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그러면서 한·미·일 3국이 이달 중 합동훈련을 하는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을 경우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일정 시점에서 두 나라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이란 핵협상 = 클린턴은 자신이 국무장관 재직시절 추진한 이란 핵협상을 외교적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 핵협상을 ‘나쁜 협상’이라고 비판하면서 ‘협상의 귀재’인 자신이 협상을 했으면 미국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클린턴은 “트럼프는 이란 핵협상을 하지 말았어야 하고 협상장에서 나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어떻게 협상을 하지 않고 이란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고 이란 핵협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클린턴은 이어 “트럼프는 이란과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전혀 알지 못한다”며 “(트럼프의 협상능력에 대해) 골프 코스에서의 협상에는 통하는지 몰라도 국제문제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IS 격퇴 = 클린턴은 트럼프가 국제사회의 최대 당면 이슈인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 격퇴 문제와 관련해 “아무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IS가 더 대담해질 것”이라며 “이것은 리얼리티 쇼가 아니라 진짜 현실”이라고 날을 세웠다.

반면에 트럼프는 구체적으로 IS 격퇴전략을 제시하지 않았으나, 시리아에서 IS를 완전히 몰아내 자유지대를 만들고 필요할 수만 명의 지상군을 파견하고 핵무기 사용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 무슬림 입국금지 = 클린턴은 무슬림 입국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이 IS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공약은 IS에게 거대한 선전술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모욕한 무슬림과 멕시코계 미국인들이 군대에서 복무하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그들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