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랫포 “美대선 국면 이용, 기술 장애 극복 박차”“북한이 핵 루비콘 강 넘게 되면 미국 개입 불가할 것”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2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미국 일본 등의 추가 제재가 잇따랐고, EU 각료이사회도 27일 사치품 등 대북 금수 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송금 및 금융서비스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자체 제재안을 발표했다.국제사회의 봉쇄 압박이 북의 비핵화 행보를 앞당기고, 어쩌면 체제 붕괴까지 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서방 세계의 전략과 기대는 현 단계에서 최선의 방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이것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의 불확실성이나 북한의 의도된 미치광이 전략 전술에 서방 세계가 놀아나고 있는 것이라면?.
미국의 민간정보회사인 스트랫포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스스로 만든 섬에 고립돼 있다. 그들은 핵 강대국이 되겠다는 열망과 과대망상을 가진 유약하지만 무시무시한 미치광이로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진실은 그보다 더 복잡하다”고 밝혔다.
북한 정권은 세계 강대국들이 결정적 행동을 취하지 못하도록 그들을 자극하지 않으려 조심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핵 억지력 확보를 위해 조용히 자신들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2016년은 북한이 자신들의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해가 될 것이라고 스트랫포의 한반도 전문가인 로저 베이커 박사는 진단했다.
그 이유는 한미 양국의 대선 때문이다. 지금 미국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모든 관심이 국내 정치에 쏠려 있다. 총선으로 여소야대가 된 한국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까지 가세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베이커 박사는 “북한은 지금 미국의 정치판과 자신들의 부족한 기술적 난관 극복이라는 두 개의 패에 배팅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한국 역시 내년 대선이 임박해 모든 관심이 국내 정치에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올해가 자신들의 최종 목표, 즉 자신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여기는 핵 개발 완성 최적의 해라고 보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게 스트랫포의 분석이다.
그들의 목표는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완성하는 것이다.
비록 몇 번의 로켓 발사시험이 실패로 끝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북한의 핵 개발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스트랫포는 “북한의 핵 기술은 다른 핵 강대국과 비교하면 수십 년 낙후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와 정세 분석가들은 이는 ‘시간’의 문제일 뿐 그들이 핵무기를 갖느냐 못 갖느냐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오히려 북한은 자신들의 진정한 핵 능력에 대해 서방국가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미국의 정책 당국자들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마음속으로는 충분히 의심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것이 공격 가능성을 연기하도록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 핵 기지를 공격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북한이 핵 루비콘 강을 건너도록 지켜보고 있을 것인가.
스트랫포는 “만약 그 대답이 ‘노(NO)’라면 북핵을 반대하는 국가들의 선택은 자명하다. 미국과 한국은 군사력을 이용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무력화시키고 그들을 굴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커 박사는 “(무력사용) 위협만으로는 오히려 북한 정권이 최종적인 핵 목적을 달성하는 데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연구 단계에서 검증 단계로 이전하는 이 결정적 순간들은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며, 그 시간은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랫포는 “북한은 최종적인 목표에 가까이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일단 북한이 실행 가능한 핵무기를 확보하는 순간, 미국은 더 이상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