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트럼프 박빙 승부, 경합주서 승패 열쇠 쥘 가능성
미국의 제3당인 자유당 대선후보에 선출된 게리 존슨(63)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제3당 바람을 불러일으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심상찮은 美자유당, 게리 존슨 대선후보 선출
미국 정치의 양대 산맥인 민주?공화당 사이에서 제3정당으로 자리잡고 있는 자유당이 29일(현지시간) 게리 존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를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대선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호감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존슨 전 주지사가 ’제3후보’로서 의외의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존슨이 지난 27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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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존슨은 지난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와 밋 롬니 간 양자대결의 틈바구니에서 1%, 110만여 표를 얻었다.
두 사람의 당락에 영향을 줄 정도의 득표율은 아니었지만 득표수만 놓고 보면 역대 자유당 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팽팽한 시소게임을 펼치고 있어, 존슨의 득표력에 따라 두 거대 정당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두 대선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미 대선 사상 최대치로 치솟으면서 제3의 선택지를 찾는 유권자가 갈수록 늘어 존슨의 선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5∼19일 1천 명의 등록 유권자를 상대로 한 조사를 보면 클린턴과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는 각각 54%, 58%로 과반을 나타냈다.
특히 유권자의 47%가 제3 후보에 대한 투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이런 기대 심리를 반영하듯 존슨은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35세 이하 젊은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1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만약 연말 대선에서 이 정도의 득표력을 보인다면 존슨은 양당 후보 간 우열을 점치기 어려운 경합주(州)에서 승패의 열쇠를 쥘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 전략가로 오랫동안 활동한 메리 마탈린은 “양당 체제는 몰락할 것”이라며 “많은 미국인에게 자유당이 상식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공화 양당 가운데 제3당의 바람몰이에 촉각을 세우는 쪽은 트럼프 진영이다.
‘정부는 최소, 자유는 최대’라는 4년 전 대선 슬로건에서 드러나듯 존슨의 대선 공약 대부분은 공화당과 겹친다. 게다가 존슨 자신뿐 아니라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윌리엄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공화당 출신이어서 보수층의 표심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존슨은 트럼프를 “인종주의자”라고 몰아세운 것을 비롯, 이민정책 등 주요 이슈에서 ‘트럼프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화당 경선에서 탈락한 랜드 폴 상원의원을 위한 ‘슈퍼 팩(PAC)’을 7개나 운영했던 에드 크레인이 존슨을 위해 뛰기로 하는 등 자유당의 선거자금 모금도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예상했다.
그러나 제3당 바람이 양당 후보에서 비롯한 반사이익에 가깝다는 점에서 연말 대선까지 흥행몰이를 해 나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존슨의 오랜 약혼녀인 케이트 프루색은 “선거 초반 존슨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존슨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클린턴과 트럼프에 대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사람들이 두 사람을 정말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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