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술·락까·팔루자 3곳서 탈환전
극단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무너뜨리기 위한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의 공세가 드세지는 가운데 탈환전의 첨병을 맡은 쿠르드족 민병대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미국 CNN 등 외신들은 최근 IS 격퇴전이 예사롭지 않게 돌아간며 이라크와 시리아의 주요 거점인 팔루자와 락까에 이어 모술 공세가 궤도에 올랐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정예 기갑부대와 이란의 지원을 받은 시아파 민병대, 일부 미군 특수부대까지 전선에 투입되면서 IS 궤멸 작전은 예전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모술은 IS에게는 상징적 도시다. 2014년 4월 IS가 점령한 뒤 국가 수립을 선포한 곳으로, 지난 3월 이라크 정부군의 총공세 개시에도 불구하고 여지껏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시리아에선 IS의 심장부인 락까 탈환전이 한창이다. 공세의 주축은 서방의 지원을 받은 연합조직인 시리아민주군(SDF)으로 쿠르드족이 아랍인과 아르메니아인 조직원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들은 미군의 지원을 받아 락까 북부에서 남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이 지역에서 쿠르드 민병대의 가장 큰 후원자다.
IS의 또 다른 거점인 이라크의 팔루자 탈환전도 진행 중이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불과 수십㎞ 떨어진 팔루자는 2004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이후부터 반미정서의 성지로 불려온 곳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가 선봉에 섰는데, 이란에서 기원한 쿠르드 민병대인 페슈메르가와 어느 정도 연대감을 공유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IS가 팔루자 등에서 5만명의 민간인을 인간 방패 삼아 저항전을 벌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서방국가들은 벌써부터 쿠르드족과 시아파 등이 주축이 된 민족 간, 종파 간 전쟁에 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CNN은 이날 ‘IS냐 쿠르드냐, 누가 더 위험한가’라며 이 지역에서 쿠르드족의 부상을 경계하는 아랍국들의 시각을 전했다. 아리안 계통의 수천만명 쿠르드족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세를 불리는 모양새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IS도 과거 미국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반군이었다는 점이 이 같은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