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싯 게재…실업률·의료복지 지출로 추론
2008∼2010년 전 세계에 닥친 금융위기 당시 실업률이 높아지고 의료복지 지출이 줄면서 죽지 않을 사람이 50만명이나 더 암으로 숨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연구 저자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마히벤 마루타푸 박사는 “2008∼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에서 암 환자가 26만 명 이상 많았던 것은 경제위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실업률이 1% 증가할 때마다 10만 명당 0.37명의 암 환자가 추가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료복지 지출이 1% 줄어들면 10만 명당 0.0053명의 추가 사망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이 시기에 숨진 암 환자는 5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마루타푸는 설명했다.
지역·국가별로는 유럽연합(EU)에서 16만 명, 미국에서 1만8천 명, 프랑스에서 1천500명이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편적인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인이나 영국에서는 추가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마루타푸는 “암은 전 세계에서 주요한 사망 원인이기 때문에 경제적 변화가 암 환자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이 증가하는 것은 암 사망률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보편적인 의료복지 서비스가 이런 영향을 방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결장암 등 치료 가능한 암이면 효과가 뚜렷했다”고 덧붙였다.
공동 저자인 하버드대 리파트 아툰은 “일자리가 없으면 환자가 늦게 진단을 받게 되고, 치료의 질도 떨어지거나 늦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실업률과 의료 복지 지출, 암 사망률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70개국 20억 명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은행 통계를 이용해 1990∼2010년의 경향을 분석했다.
이 연구는 저명 의학 저널 ‘란셋’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