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교육당국 “무슬림 학생, 교사와 악수 거부하면 벌금”

스위스 교육당국 “무슬림 학생, 교사와 악수 거부하면 벌금”

입력 2016-05-26 11:08
업데이트 2016-05-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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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악수문화-이성 신체접촉 금하는 무슬림 전통 정면충돌

교사와 학생이 수업 전후에 악수하는 스위스에서 무슬림 학생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교사와의 악수를 거부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스위스 북부 바젤 칸톤(州) 교육 당국은 학생이 교사와의 악수를 거부하면 부모가 5천 스위스프랑(약 60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당국은 이날 성명에서 “교사는 악수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통합이나 성 평등이라는 공익이 학생 개인의 신념의 자유보다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에서 수업 전후에 교사와 학생이 존경의 의미로 악수하는 것은 오랜 전통이다.

하지만 지난해 시리아 출신의 무슬림 형제(14, 15세)는 가족이 아닌 이성과의 신체접촉을 금하는 이슬람 교리에 반한다는 이유로 여성 교사와의 악수를 거부했다.

이에 학교 측은 여성 교사에 대한 차별이라는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이들 형제가 여성과 남성 교사 모두와 악수를 하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학교의 이런 결정은 스위스 전역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이 사는 지역 시장이 학교의 결정에 불쾌감을 표현했고,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서 악수는 스위스 문화와 일상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논란이 뜨거워지자 학교는 교육 당국에 결정을 요청했고, 이날 당국의 결정에 “안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형제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자신들을 여성과 악수하게 할 수 없으며 하드드라이브처럼 자신의 문화를 지워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바젤 칸톤은 지난달 이 형제 가족의 귀화 신청 서류에 대한 심사를 유보하고 개별적으로 면담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위스이슬람단체연맹(IOS)은 학교에서 악수하는 관행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중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법적 해결을 추구하는 당국에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더 작은 단체인 스위스이슬람중앙위원회(ICCS)는 성명을 내고 개인의 신체 접촉을 강요하는 것은 의무화하는 것은 “전체주의”라고 반발했다.

ICCS는 바젤 교육 당국이 학교의 결정을 뒤집은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법정 다툼도 마다치 않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인구 800만 명 중 무슬림은 약 35만 명이다.

앞서 무슬림 신자들이 딸을 수영 수업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해 비슷한 논쟁이 잃었을 때도 부모들이 벌금을 물어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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