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당국은 카이로에서 2년 가까이 프랑스 매체 특파원으로 일했던 레미 피가글로의 이집트 재입국을 23일 불허하고, 그 이튿날 터키 이스탄부행 항공기에 파가글로를 태퉈 추방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25일 보도했다.
파가글로는 2014년 8월부터 프랑스의 가톨릭 매체인 ‘라 카로아’와 라디오 방송인 RTL에서 일했고, 프랑스에서 휴가를 보내고 이날 카이로에 도착했다.
사메 쇼쿠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에게 ‘밝힐 수 없는 보안상 이유’로 입국이 금지됐다고 설명했으나 에로 장관은 “유감스러운 일로 이집트 당국에 재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집트 기자들이 투옥되거나 압력을 받는 경우는 많지만, 이집트 당국은 외국과 관계 악화를 우려해 외국 기자를 추방하는 등의 압력을 행사하는 일은 드물었다.
프랑스는 지난달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집트를 방문, 10억 달러(약 1조 1800억원) 규모의 프랑스산 무기를 판매하기로 계약한 상태로 이집트의 주요한 동맹국이다.
최근 프랑스 의원들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양국의 동맹을 거듭 확인하며 항공기 추락 상황에서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어 프랑스 특파원의 추방이 양국의 관계 악화를 예고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는다고 NYT는 분석했다.
카이로 주재 외신 특파원단은 파가글로의 추방에 대해 “감시와 위협, 추방, 억류 등 압박이 늘어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연명 서한을 작성, 이집트 당국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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