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왜 비호감인가…“재미없는 워커홀릭 이미지 때문”

힐러리 왜 비호감인가…“재미없는 워커홀릭 이미지 때문”

입력 2016-05-25 09:48
업데이트 2016-05-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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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칼럼 “기업브랜드의 아바타 같아”…WP도 형식에 집착하는 인물로 묘사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미없고 일만 아는 ‘워커홀릭’ 이미지 때문에 유권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쓴 기명 칼럼에서 클린턴의 비호감도가 갈수록 증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클린턴의 비호감도는 온갖 막말을 일삼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만큼이나 높다.

브룩스는 “모욕과 공격적인 언행을 하는 트럼프가 인기 없는 현상은 이해가 가지만 클린턴은 왜 그렇게 인기가 없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사실 과거 클린턴의 지지도는 높은 편이었다. 국무장관 시절 클린턴의 지지율은 66%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만 해도 지지율은 50%였고 비호감도는 39%에 그쳤다.

현재 클린턴의 비호감도는 60%까지 치솟아 트럼프와 막상막하의 수준을 보인다.

브룩스는 재미를 즐길 줄 모르고 일만 아는 클린턴의 태도가 유권자의 마음을 돌려세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브룩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골프나 농구 등의 취미를 갖고 있고 심지어 트럼프마저 재미를 즐길 줄 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서는 “클린턴이 재미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지난해 11월 이뤄진 한 조사에서 클린턴에 대한 평가는 ‘멀티태스크(다중 작업 처리) 지향적인’, ‘조직적’, ‘기만적’ 등 일과 관련된 부문에 집중됐다.

브룩스는 “클린턴과 가깝게 지낸 사람들은 그가 따뜻하고 사려 깊다고 평가하지만 외부 사람들이 클린턴의 인생에서 일 외적인 부문을 생각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이 인간처럼 덜 보이는 대신 기업브랜드의 ‘아바타’처럼 보인다고 브룩스는 지적했다.

그는 클린턴이 인기가 없는 것은 워커홀릭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과 같다며 “외부에선 클린턴의 인간적인 면모보다 그녀를 하나의 ‘역할’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사설에서 브룩스의 칼럼을 활용해 신뢰를 얻지 못하는 클린턴을 꼬집었다.

WP는 인터넷 채팅창에서 클린턴과 그의 캠프 조직원들이 주고받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해 클린턴을 ‘형식에 집착하고 재미없는’ 인물로 묘사했다.

가상 채팅은 캠프의 한 팀원이 브룩스의 칼럼 내용을 설명하며 클린턴의 취미 생활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클린턴은 자신의 비호감이 대중과 공유하지 못하는 취미 활동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내가 그동안 했던 많은 취미 활동이 담긴 도표와 파워포인트를 첨부한다”라고 썼다.

그는 그러면서 편지나 격식 갖춘 이메일에서나 쓰는 표현인 ‘진심을 담아, 힐러리로부터’(Warm Regards, Hillary)로 끝을 맺었다.

팀원은 클린턴에게 그룹 채팅창이라는 것을 주지시키면서 그런 표현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이 첨부한 도표에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몇 시간 동안 긴장을 푼다”, “하루 중 8시간 동안은 눈을 감은 채 지낸다(잠을 잔다)”, “꿈을 꾼다” 등의 취미 활동이 적혀 있었다.

팀원은 클린턴이 제시한 것들이 적절하지 않다며 “취미 활동이 뭐냐고” 묻자 클린턴은 “없다”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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