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네바 이어 영국대사도 “트럼프 발언은 선거용…관심없다”

北 제네바 이어 영국대사도 “트럼프 발언은 선거용…관심없다”

입력 2016-05-25 08:52
업데이트 2016-05-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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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라 언론 인터뷰…“북한도, 미국도 준비된 패키지 없어 진전 어려워”

북한의 제네바대표부 대사에 이어 영국 대사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데 대해 “선거용으로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현학봉 주영 북한대사는 24일(현지시간) 런던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중요하지 않은 선거용 전략으로 간주하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현 대사는 “우리는 트럼프가 (대화의) 의도를 보였다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의미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것은 자신의 선거켐페인에 우호적인 계기를 마련해보려는 인기있는 배우의 연극같은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 대사는 이어 “역사적으로 미국 대선후보들은 캠페인 기간에 이것이다, 저것이다라고 말들을 많이 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우리의 사회주의를 목조르는 적대시 정책을 연장하고 압박과 제재를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서세평 제네바대표부 대사도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대선에 이용하려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라며 “일종의 선전이나 광고로, 쓸모없는 것이다. 모두 대선을 위한 제스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외교공관의 북한 대사들이 일제히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의 발언을 “선거용”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차후 북·미대화 가능성을 고려해 일종의 복선을 깔아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유력주자인 트럼프를 상대로 핵보유의 정당성을 내세우면서 앞으로 북·미간 대화가 열릴 경우 이를 유리하게 이끌어보려는 포석을 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현 대사는 “지금은 대화할 좋은 시점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북·미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북한이 준비 중인 패키지는 없으며 미국도 역시 준비된 패키지가 없기 때문에 진전이 만들어질 수 없다”며 “트럼프가 어떤 발언을 해도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유”라고 미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현 대사는 이어 “북한은 스스로를 방어하고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며 “만일 우리가 누군가의 병을 치료하려면 병의 근원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고 미국에 의한 핵위협”이라고 핵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현 대사는 그러면서 “북핵 6자회담은 죽었다”며 “한국의 전문가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핵보유가 미국의 적대시 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논리를 펴며 다자협상 틀인 6자회담 대신 북·미간 직접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풀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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