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록적 고온, 중국·스리랑카엔 물난리, 미국선 ‘5월의 눈’
지구촌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인도, 중국 등 아시아에선 폭염과 폭우로 수많은 사상자가 났으며 미국에선 때아닌 폭설로 ‘5월의 크리스마스’가 펼쳐졌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인도는 사상 최악의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 주의 팔로디 마을에선 수은주가 인도 사상 최고기온인 51℃까지 올라갔다.
같은 날 서부 구자라트 주 아메다바드 시 기온도 100년 만에 최고인 48℃를 기록하는 등 인도 곳곳에서 50℃에 육박하는 기온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초순 폭염이 시작된 인도에선 사망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인도 매체 ‘힌두스탄타임스’는 “폭염으로 4월부터 현재까지 인도 전역에서 4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동남아에서는 60년 만에 최악의 물 부족 때문에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유혈사태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엔 때 이른 여름이 찾아들었다.
지난 19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1.9℃까지 올라가 5월 중순 기준으로 84년 만에 가장 더웠다. 이 무렵 서울 평년 낮 최고기온(23℃)보다도 8℃ 이상 높았다.
중국 남부 일대는 폭우로 쑥대밭이 됐다.
지난 19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광둥(廣東)성 마오밍(茂名)시에서는 전날까지 8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
폭우로 집을 잃은 이재민 수만 55만 명에 달했다.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선 지난주부터 시작된 호우로 곳곳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영국 가디언은 “많은 비로 약해진 지반이 무너지면서 생긴 산사태로 사람들이 15m가 넘는 흙더미에 깔렸다”며 스리랑카에서 산사태 등으로 현재까지 최소 73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21일 사이클론 ‘로아누’가 덮친 방글라데시는 강풍과 폭우에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긴급 대피한 주민 수는 50만 명에 이르렀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사이클론이나 태풍의 세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5월의 눈’을 맞았다.
지난 20일 캘리포니아 주 북부 시에라 네바다 지역에 내린 폭설로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잇따랐고 항공기 연착 사태도 빚어졌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 지역은 강설량은 30cm에 육박했다.
미국 최대 저수지인 미드 호수의 수위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최근 역대 최저치로 떨어져 애리조나,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서부 3개 주(州)의 식수 및 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미드 호(湖)의 수위는 20일 밤 327.45m로 떨어져 지난해 6월 기록한 역대 최저 수위 327.65m보다도 낮았다.
지난 16년간 이어진 극심한 가뭄과 기후변화에 따른 콜로라도 강물의 수위 하락으로 유입률이 줄면서 미드 호의 담수율도 크게 낮아졌다.
지구촌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신음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영향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 4월은 137년 전 기상 관측 이래 4월 기온으론 가장 따뜻한 달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단 한 달도 빠지지 않고 12번째 가장 더운 달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에 따른 이상 고온과 가뭄이 최근 수십 년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코스타리카의 기후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최근 동남아에 닥친 가뭄은 1998년과 1983년에 각각 찾아온 엘니뇨와 비교할만하다. 태국의 경우 1983년 이후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