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트럼프-김정은 만남, 北핵보유국 인정하는 꼴”

美전문가 “트럼프-김정은 만남, 北핵보유국 인정하는 꼴”

입력 2016-05-19 10:25
업데이트 2016-05-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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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그린 CSIS 부소장 “모스크바서 여는 미인대회와 달라”

한반도 전문가인 마이클 그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이 18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김정은 만남’ 구상을 “매우 나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자리에 오른 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는 행위 자체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린 부소장은 이날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칼럼에서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 부소장은 “과거 25년간 북한과의 협상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북한이 핵무기를 버리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다”며 2006년 이후 북한이 감행한 4차례의 핵실험이 이를 잘 말해 준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은 북한이 핵무기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될 것이라고 그린 부소장은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 자격으로 미국과 무기 통제 협상을 벌일 준비가 됐다고 선언했다”며 양국 정상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얻으면 미국의 핵 억지력에 신뢰가 깨져 한국과 일본에선 핵무장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

트럼프는 경선 과정에서 “미국에 더는 재정 여력이 없는 만큼 일본과 한국이 핵무장을 통해 스스로 방어 능력을 키우거나 미국에 방위비를 더 내야 한다”며 ‘한·일의 핵무장 용인’을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린 부소장은 또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은 열악한 인권 상황에서 놓인 북한 주민에도 절망을 안겨다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북한의 가혹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동력을 제거하려는데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 부소장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미스 유니버스를 개최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양국 정상의 만남을 신중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과거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인수해 모스크바에서 미인대회를 열었던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린 부소장은 북한 정상과의 만남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사례를 들어서도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첫 대선 후보 당시 김정은과의 무조건적인 만남을 약속했다가 대통령 취임 후 검토 끝에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라며 취소했다.

그린 부소장은 트럼프가 대통령 자리에 오를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전철을 밟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는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대화할 것이라며 북한과 북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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