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8명과 일한 로버츠 게이츠 전 국방장관, 美CBS와 인터뷰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를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독불장군으로 묘사했다.게이츠 전 장관은 8명의 미국 대통령 밑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전·현직 대통령들이 가진 ‘열린 귀’를 트럼프가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15일(현지시간)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대통령들은 자신이 모든 정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주변에 충고해 줄 만한 경험 많고 사려 깊은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들이 주변의 말을 기꺼이 경청하려고 했다면서 “트럼프는 모든 답을 갖고 있고 주변의 충고를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추억을 곱씹으며 트럼프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정직한” 의견을 듣는데 매우 열린 자세를 보였다고 게이츠는 회상했다.
트럼프의 외교 정책과 관련해선 ‘독불장군’식이며 때론 모순을 보인다고 게이츠는 비판했다.
그는 특히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데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상충된다고 비판했다.
게이츠는 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대응 정책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과 맺을 관계가 약간 걱정스럽다”고 했다.
러시아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에 부정적이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희망한 트럼프를 환영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를 “의심할 여지 없이 총명하고 재능있는 인물”이라고 치켜세우자 트럼프는 “푸틴을 좋아한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게이츠는 미 대선 본선에서 트럼프와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게이츠는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것인지와 관련한 물음에 “그럴 것”이라고 답했으며 클린턴이 오바마 대통령보다 궁극적으로 더 강경파 기질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턴은 (국무장관 시절) 아프가니스탄에 4만 명의 추가 병력을 파견해야 한다는 요청을 강인한 자세로 지지했다”며 “클린턴은 매우 굳센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게이츠는 공화당(조지 W. 부시)에서 민주당(버락 오바마)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는데도 자리를 지킨 최초의 국방부 장관으로 2011년 6월 말 최고의 예우 속에 퇴임식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