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당 지지세력 반격 시도…호세프 대통령직 복귀 촉구
브라질에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끄는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원의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노동자당(PT)을 지지하는 세력이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15일(현지시간) 최대 도시 상파울루와 행정수도 브라질리아, 남동부 지역의 또 다른 경제 중심지 벨루오리존치 시에서 ‘반 테메르’ 시위가 벌어졌다.
상파울루에서는 시위대가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대로를 점거한 채 거리행진을 벌이며 테메르 퇴진과 호세프 복귀를 촉구했다.
시위대는 사법 당국의 부패 수사 대상에 오른 정치인들이 각료로 대거 임명되고 여성이 단 한 명도 각료에 진출하지 못한 사실을 강하게 비난했다.
브라질리아 대통령궁 앞에 모인 시위대는 ‘테메르는 쿠데타 주모자’라는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테메르 퇴진을 촉구했고, 벨루오리존치에서는 차량 경적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12일 상원 전체회의 표결로 직무가 정지되고 나서 남부 포르투 알레그리 시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호세프 대통령은 16일 브라질리아로 돌아가 측근들과 앞으로의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호세프 대통령은 대통령궁 집무실을 떠나면서 대국민 성명을 통해 “나는 불의 때문에 또 한 번 고통을 받게 됐다”면서 “임기를 끝까지 마칠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호세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상원의 탄핵심판 결정을 ‘쿠데타’에 비유하면서 “범죄가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상원이 탄핵심판 개시를 결정하고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했다”면서 “이는 헌법 훼손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사적인 과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탄핵심판 절차는 최장 180일간 계속된다. 상원은 특별위원회를 가동해 탄핵 사유에 관한 심의와 토론을 벌이고, 이를 통해 도출된 의견서를 특위와 전체회의 표결에 부친다. 여기서 과반이 찬성하면 다시 전체회의에서 탄핵안 표결이 이뤄진다.
전체회의 표결에서 상원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최종 가결된다. 이렇게 되면 2018년 말까지 남은 호세프 대통령의 임기는 테메르 부통령이 채운다.
상원의 결정에 따라 탄핵심판을 주관하게 된 히카르두 레반도브스키 연방대법원장은 “탄핵심판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해 9월 중에는 끝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