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부처’가 세운 빈민 초등학교

‘살아있는 부처’가 세운 빈민 초등학교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4-14 14:57
업데이트 2016-04-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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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승려 10년 넘게 가난한 아이들 위한 학교 운영

 티베트에서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는 한 30대 승려가 명성을 마다하고 고향 마을에서 빈민들을 위한 초등학교 운영 사업에 매진하고 있어 화제다.

 14일 중국 인민망에 따르면 옛 티베트 지역의 일부인 쓰촨성 간쯔현에 사는 취니둬지(31)는 12살 때 고승 라마아츄 린포체로부터 ‘살아있는 부처’(活佛·티베트 불교 승려의 환생)로 인정받았고, 13살에는 써다현 내 티베트 불교 도시 라룽가르(중국명 오명불학원)에서 교리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는 이곳 불교학당에서 행정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티벳 승려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오고 있다.

 2004년 그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 마을에 보은하기 간쯔현의 한 마을에 ‘거싸 희망 초등학교’를 세웠다. 교실 한 칸을 마련해 부모가 없거나 장애, 가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데려와 교육시켰다. 이후 각계 각층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벽돌과 기와를 직접 쌓아 올려 초등학교 건물을 지었다. 현재는 티베트 지역의 가난한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교육과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학교라고는 하지만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뉜 교실 두 칸이 전부란다. 학교에는 모두 117명의 학생과 3명의 티베트 출신 교사가 있다. 이곳이 워낙 오지여서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한족 출신 교사들은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이곳에는 운동장이나 체육시설도 없다. 쉬는 시간에 여학생들은 줄넘기를, 남학생들은 공놀이를 한다. 학생들에게는 무상으로 삼시세끼를 제공하는데 점심은 주로 쌀밥을, 저녁은 ‘참파’(티베트인들의 주식으로 보리를 가루내 먹는 음식)가 나온다.

 취니둬지는 “학교가 없었다면 마을 아이들은 소나 양을 기르며 지냈을 것”이라면서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게 낫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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