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대학명에 ‘국립’ 빼라” 압박…차이잉원 “中선의 기대”

中 “대만 대학명에 ‘국립’ 빼라” 압박…차이잉원 “中선의 기대”

입력 2016-03-22 11:08
업데이트 2016-03-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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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쟁탈전·경제제재도 예상가능“

대만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중국의 대만에 대한 대외 압박 범위가 커지고 있다. 홍콩 당국을 통해 대만 ‘국립’ 대학 명칭까지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당선인은 중국의 선의를 기대한다며 신뢰구축 기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22일 대만과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의 정부부처인 레저·문화사무서(康樂文化事務署)는 최근 한 공연장 무대에 올려진 ‘악동일기’ 연극작품의 포스터에서 연출자 뤄수옌(羅淑燕)의 개인이력을 문제 삼았다.

포스터에 대만 ‘국립 타이베이 예술대’를 졸업한 연출자의 개인이력을 표기할 때 ‘국립’이라는 두 글자를 삭제해달라는 요구였다.

당국은 그 이유를 설명치 않았지만 중국 관할의 홍콩 역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는 만큼 ‘국립’이라는 명칭은 곤란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극단측은 이에 대해 ‘Taipei National University of Arts’라는 영문 명칭을 제안했으나 이마저 거부당하고 몇차례 논쟁을 벌인 끝에 결국 ‘북예대’(北藝大)라는 명칭으로 대신했다.

대만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민감해진 중국 내부의 분위기를 홍콩 당국도 감지하고 자체 검열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근래들어 하나둘씩 대만을 옥죄는 듯한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대만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옵서버 참여를 지지하고 나서자 21일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최근에는 2년여전 대만과 단교한 아프리카 소국 감비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당국은 최근 대만의 어떤 독립시도도 용납치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대만 측이 92공식(九二共識)에 기초한 ‘하나의 중국’ 원칙만 인정하면 어떤 양안 협상과 교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차이 당선인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차이 당선인은 중국이 먼저 ‘선의’를 보여달라고 응수했다.

차이 당선인은 대만의 보수, 진보를 대표하는 매체인 중국시보, 자유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5월 20일 취임에 앞서 양안이 서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남은 2개월간은 양측이 선의를 보이는 기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 선의 표시를 통해 신뢰를 쌓는 완충기를 거치게 되면 앞으로 양안관계를 다루는데 있어 비교적 큰 여지를 만들 수 있다”고 “중국도 이런 점을 충분히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차이 당선인은 또 “양안 관계를 다루면서 중국은 반드시 대만이 민주주의 사회임에 유념해야 한다”며 “중국도 그들 나름대로의 기대가 있겠지만 대만의 민의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는 중국이 반드시 맞닥뜨려야 할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왕더린(王德麟) 대만 국가안전국 부국장은 최근 입법원 질의답변에서 “중국의 감비아와의 외교관계 재개 조치는 차이 당선인에게 중국의 기대에 따를 것을 압박하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둥전위안(童振源) 대만 정치대 교수는 “대만 정부가 앞으로 92공식을 공식 인정치 않을 경우 중국은 대만 수교국을 상대로 외교쟁탈전을 벌이는 한편 양안협상을 중단하거나 대만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는 조치도 예상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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