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 이탈리아 기호학자·작가 움베르토 에코 별세

‘장미의 이름’ 이탈리아 기호학자·작가 움베르토 에코 별세

입력 2016-02-20 10:17
수정 2016-02-2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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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철학·미학·기호학 등 다방면에서 활약한 거장

이탈리아 작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
이탈리아 작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
암 투병 중 이탈리아 자택서 숨져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작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별세했다고 AFP와 dpa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4세.

이들 매체는 이탈리아 언론을 인용, 에코의 가족이 그의 사망 사실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는 에코가 최근 암으로 투병생활을 해왔으며 19일 저녁 이탈리아의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학자이자 작가인 에코는 ‘장미의 이름’과 ‘푸코의 추’ 등의 소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거장이다.

대중에는 소설가로 주로 알려졌지만 역사와 철학, 미학, 기호학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시대를 대표하는 지성이기도 하다.

1932년 이탈리아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토리노대에서 중세 철학과 문학을 공부했으며 5년가량 TV 방송국에서 일하다 1950년대 중반부터 강단에 서기 시작했다.

토리노대와 밀라노대, 피렌체대 등에서 미학과 건축학, 기호학 등을 가르쳤으며 1971년부터는 볼로냐대에 몸담았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으로부터 개인용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지식을 쌓은 그는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비롯해 영어·불어·독일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에 통달한 ‘언어의 천재’이기도 하다.

그의 이름은 1980년에 펴낸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을 계기로 세계에 알려졌다.

이 소설은 중세 수도원을 무대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의 필사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추리기법으로 다루고 있다.

‘장미의 이름’은 에코의 방대한 지식이 담긴 현학적 내용과 중층적인 전개방식 등에도 세계적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1986년 우리나라에도 소개돼 ‘에코 바람’을 몰고왔다.

이 작품은 1989년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끌었다.

그가 1988년 두 번째로 내놓은 소설 ‘푸코의 추’도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밖에 ‘중세의 예술과 미학’, ‘기호학 이론’, ‘독자의 역할’, ‘기호학과 언어철학’, ‘해석의 한계’ 등 그가 남긴 학술 이론서들도 큰 주목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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