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강자’ 사노피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 착수 선언

‘백신 강자’ 사노피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 착수 선언

오상도 기자
입력 2016-02-03 18:39
업데이트 2016-02-0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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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백신 제조업체인 프랑스 사노피가 지난해 뎅기열 백신 개발의 성과를 활용해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세계 제약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뎅기열은 지카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이집트숲모기’가 옮기는 열대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이날 사노피의 백신 개발 착수 선언이 다른 경쟁사들에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노피는 산하 파스퇴르 백신연구소를 통해 조만간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연구소의 니컬러스 잭슨 리서치 책임자는 “이론적으로 (같은 이집트숲모기가 옮기는)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사이에 어느 정도 교차 면역이 있을 수 있다”면서 “임상연구를 통해 이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사노피는 지난해 뎅기열 백신을 개발해 브라질 등에서 시판 승인을 받았다.

 이 같은 이유에서 사노피의 백신 개발 가능성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의 감염병 전문가인 마이클 다이어먼드 박사는 “뎅기열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성과가 축적돼 있다는 점에서 사노피가 지카 백신 개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백신 개발에는 3~5년이 소요되지만 전 세계로 지카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개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바이러스 간의 유사성이 오히려 백신 개발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 과정에서 뎅기열바이러스에 면역을 갖고 있는 사람과 지카바이러스에 면연력이 있는 사람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사노피의 경쟁자를 자처하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테크 기업인 뉴링크지네틱스도 지카바이러스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찰스 링크 CEO는 자사 연구진은 지카 백신 개발이야말로 “진정 도전할 만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세계적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지난주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연구 플랫폼을 분석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앞서 한국의 진원생명공학도 미국의 바이오테크 업체인 이노비오 파마슈티컬과 DNA 기반의 예방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는 지카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알아볼 임상 테스트 개발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NIH는 지카바이러스가 포함돼 있는 플라비바이러스속(屬)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WSJ는 지카바이러스 백신이 시장에 나오려면 최소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어 당장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예컨대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 지역에 확산된 이후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정부, 제약업계의 노력에 힘입어 최소 십여 종의 백신과 신약 후보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승인을 받은 치료제나 백신은 없는 상황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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