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 영어 못하는 인도인에 공권력 남용

미국 경찰, 영어 못하는 인도인에 공권력 남용

입력 2015-02-14 03:29
업데이트 2015-02-1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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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신체 부분마비…인도 정부 “심각한 사건”

미국 경찰이 영어를 못하는 인도인에게 공권력을 잘못 사용해 비난에 휩싸였다.

피해자는 신체 부분 마비로 현재 병원에 누워 있고, 인도 정부는 이를 심각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우려를 나타냈다.

13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 미국 언론 보도를 보면, 인도인 남성 수레시바이 파텔(57)은 지난 6일 미 앨라배마 주 매디슨에서 길거리를 걷다가 이유도 모른 채 경찰에 봉변을 당했다.

영어에 능숙하지 못한 그는 발달 지체를 겪는 17개월 된 손자를 돌보려고 미국 아들 집을 방문한 터였다.

집 근처에 수상한 사람이 배회하면서 남의 주차장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파텔을 그 대상으로 지목하고 그에게 다가갔다.

비극은 언어 소통에서 빚어졌다.

경찰은 파텔의 몸을 수색하려 했고, 파텔은 이를 거부하면서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경찰 한 명이 파텔의 목을 잡고 나서 그를 땅바닥으로 쓰러뜨리고 팔을 비틀었다. 저항도 하지 않은 파텔은 그 자리에서 힘없이 엎어졌다.

이 과정에서 목을 심하게 다친 파텔은 양팔에 감각을 느끼지 못했다. 경찰은 이후 거리에 파텔을 버려둔 채 현장을 떠났다.

병원으로 옮겨진 파텔은 척추융합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파텔의 아들 치라그는 지역 방송 WHNT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경찰이 다가왔을 때 ‘영어를 못한다. 나는 인도 사람이다’라고 말했고, 그들에게 주소를 알려주며 내 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했다”면서 경찰의 도를 넘은 공권력 집행에 크게 분노했다.

입원 초기 양손과 양다리를 모두 쓰지 못한 파텔은 현재 양손과 오른쪽 다리를 움직이지만, 앞으로도 몇 개월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치라그는 덧붙였다.

치라그는 아버지의 피부가 오로지 갈색인 탓에 수상한 사람으로 지목돼 억울한 일을 당했다며 공권력을 남용한 매디슨 경찰을 상대로 민사소송에 착수했다.

매디슨 경찰은 경찰관과 파텔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인정하고 12일 자수한 가해자 에릭 파커 경관을 3급 폭행 혐의로 체포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파커 경관의 연방 민권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자국민의 피해 사건에 큰 충격을 받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스예드 아크바루딘 인도 대외관계부 대변인은 인도 정부가 뉴델리에 있는 미국 외교 당국자와 이 문제를 긴밀하게 논의 중이며 미국 워싱턴DC와 앨라배마 주 관리들과 접촉해 파텔의 치료 문제를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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