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때 유괴된 중국소년, 15년 만에 만난 친부모 거부

2살 때 유괴된 중국소년, 15년 만에 만난 친부모 거부

입력 2015-02-13 19:45
업데이트 2015-02-1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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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복한 가정에 입양돼 자라온 중국의 한 ‘유괴 피해’ 소년이 15년 만에 만난 친부모를 거부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중국언론이 13일 보도했다.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에 따르면 천정시(陳正喜), 왕야오탸오(汪窈窕) 부부의 아들 샤오천(小陳·당시 2세)은 지난 2000년 1월 광저우(廣州)에서 아동인신매매범에게 유괴됐다.

왕 씨는 “당시 길에서 만난 한 여성이 샤오천에게 사탕을 사주겠다며 데리고 간 뒤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인신매매범은 “같은 동향 출신”이라면서 천 씨 부부에게 접근했다.

가난한 천 씨 부부는 폐품까지 주워 팔며 아이를 찾기 위해 광저우 지역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결국은 아이를 찾을 수 없었다.

인신매매범은 1만 3천 위안을 받고 천(陳·당시 40여 세·여) 모씨에게 샤오천을 팔았다.

이듬해 3월 공안당국이 인신매매조직을 대대적으로 소탕하면서 샤오천도 극적으로 구출했지만, 납치 당사자는 잡지 못해 친부모를 찾아줄 수 없었다. 샤오천은 다시 양로원에 맡겨졌다.

이 소식을 들은 천 씨가 법적 절차를 갖춰 샤오천을 입양했다. 그녀는 상가 등을 여러 채 가진 광저우 지역의 부자였다.

그로부터 14년이 흐른 지난해 4월 또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광저우 선전(深천<土+川>)시 난산(南山)공안국이 우연히 보관 중이던 샤오천의 DNA가 천정시 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공안의 도움 끝에 지난해 9월 천 씨 부부는 잃어버린 아들과 15년 만에 재회할 수 있었다. 모친은 아들의 목을 끌어안고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샤오천의 표정은 무덤덤했다. 그는 첫 상봉 이후 문자메시지 하나만 남겨놓고 사라졌다.

샤오천은 공안기관을 통해 계속 양부모하고 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왜 그들(친부모)이 나를 찾아왔는지 정말 이상하다. 매우 귀찮다. 그들의 감정 때문에 숨조차 쉬기 어렵다. 양부모의 사랑을 잃을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친모 왕 씨는 아들의 이런 결정에 “모자는 마음으로 이어져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도대체 우리를 보면서 어떤 감정도 들지 않는 것인지”라며 한탄했다.

샤오천 부모는 아들의 뜻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다만 아들이 간혹 자신들과 만나줄 것을 희망했다.

중국법률에 따르면 만 17세가 안 된 유괴피해 아이는 원칙적으로 친부모가 돌보게 돼있다.

부친 천 씨는 샤오천과 첫 상봉을 한 지 얼마 안 돼 식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최근 중국중앙(CC)TV의 가족찾기 프로그램에 출연한 천 씨는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전하며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들을 한 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언론들은 샤오천이 결국은 부친의 요청에 비공개적으로 만나는 것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아동 유괴는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남아있다.

중국에서 매년 불법입양, 강제노동 등을 목적으로 유괴돼 매매되는 아동의 수는 최소 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여아는 한 명당 3만~5만 위안(약 540만~900만 원), 남아는 7만~8만 위안(약 1천260만~1천440만 원)에 거래되는 ‘아동 매매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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