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발병국 입국금지 논란…”득보다 실”>

<에볼라 발병국 입국금지 논란…”득보다 실”>

입력 2014-10-18 00:00
업데이트 2014-10-1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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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에볼라 공포가 확산하면서 에볼라 발병국 출신자들의 입국을 아예 금지하자는 주장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오는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자는 주장은 특히 미국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힘을 얻고 있다.

공화당 1인자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15일 오후 늦게 발표한 성명에서 에볼라 창궐국의 미국여행 임시금지 조치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볼라 발병국 출신자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것은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보건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더 빨리 퍼진 비합리적인 공포가 여행 금지 요구에 기름을 부었다고 비판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행 금지 조치가 ‘득보다 실’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여행 금지 조치가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에볼라 사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는 가난한 나라들을 고립시키고, 중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국제사회의 원조 인력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버드대학교의 공중보건 교수인 배리 블룸 박사는 “큰 관점에서 본다면 에볼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서아프리카에서의 에볼라 상황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의 아디트야 바타차르지도 입국 금지 조치는 100% 효과를 발휘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그 나라들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미국 시민이나 미국 입국에 비자가 필요없는 이중 국적자, 서아프리카를 방문했던 외국인들을 모두 막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입국 금지 조치를 당하지 않으려고 여행객이 공항 검색 과정에서 자신의 여행 경력(travel history)을 속이는 등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정부도 서아프리카 여행 금지 조치 요구에 대해서는 보건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를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금지 조치가 오히려 기피 현상만 부추겨 여행객들이 여행 정보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려고 하면 이후 감염자 추적이나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더 많은 에볼라 감염 사례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16일 로이터 기후변화 회담에서 “국경을 폐쇄하자는 것은 마치 집이 불타고 있는데 방 안에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틈에 젖은 수건을 끼우는 것과 같다”며 여행 금지 요구를 비판했다.

NYT는 에볼라는 피나 구토물 같은 체액을 직접 접촉할 때 감염되며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지만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전염될 위험이 없다며 에볼라 확산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염자와 직접 접촉을 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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