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反日교육장’ 된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중국인 ‘反日교육장’ 된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입력 2014-02-13 00:00
업데이트 2014-02-1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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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역에 지난달 19일 문을 연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내외국인의 높은 관심 속에 지역의 명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개관 초기에는 한국 교민과 현지 진출 기업 관계자, 하얼빈을 찾은 관광객들이 관람객의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언론 보도와 입소문을 통해 기념관 개관 소식을 접한 중국인들의 발길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기념관 관리를 담당하는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의 집계에 따르면 안 의사 기념관의 1일 관람객 수는 적게는 300명에서 많은 날은 1천 명에 달한다. 13일 기념관에서 만난 대학원생 가오위안(高遠·24)씨는 “책을 통해 안 의사의 생애와 업적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면서 “중국 젊은이들도 역사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일본 집권세력의 최근 행태를 보면서 동양의 진정한 평화를 갈망했던 안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헤이룽장성에 거주하는 조선족 동포 김동혁(43) 씨는 “중국 동북지역은 특히 항일열사에 대한 관심이 큰 지역인데 안 의사의 기념관이 이렇게 훌륭하게 건립돼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안 의사 기념관에는 중국인과 한국인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북한인과 일본인도 방문하고 있다. 기념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인들의 경우 외교관 등의 공식방문은 아니지만,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찾아와 진지하게 전시물을 둘러보고 간다”면서 “외국인의 경우 여권을 소지해야 기념관을 관람할 수 있는데 국적을 보면 일본인도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귀띔했다.

애초 외부의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안 의사 기념관을 전격 개관한 중국 당국은 개관 이후에도 관람객을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기념물 관리와 내부 정돈을 위해 매주 월요일 하루만 휴관하고 연중무휴로 기념관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최대 명절로 대부분 직장이 최소 7일에서 보름 가까이 장기 연휴를 보낸 올해 춘제(春節·설) 기간에도 안 의사 기념관은 계속 관람객을 맞았다. 하얼빈시 조선민족예술관 캉웨화(康月華) 관장은 “현재 안 의사 기념관 관람객의 절대다수가 중국인”이라며 “특히 30~40대 어머니가 아이의 손을 잡고 와서 안 의사의 업적을 설명해주고 역사교육을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고 말했다. 캉 관장은 “중국인이 개인 돈으로 꽃을 사 와서 안 의사 동상 앞에 바치는 모습을 보고 가슴 뭉클했다”면서 “국경을 뛰어넘어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안 의사의 기념관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인 하얼빈일보는 최근 안 의사 기념관이 개관 후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하면서 “기념관 창문을 통해 보이는 안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처단 현장 표지는 세상 모든 이에게 역사는 결코 잊힐 수 없으며, 이는 모든 침략자의 필연적인 결말이라는 교훈을 일깨우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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