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표절의혹 제기에 “글부터 제대로 써” 훈수

크루그먼, 표절의혹 제기에 “글부터 제대로 써” 훈수

입력 2013-08-21 00:00
업데이트 2013-08-2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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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자신을 향해 표절 의혹을 제기한 동료 학자에게 “글부터 제대로 쓰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크루그먼은 최근 로저 파머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경제학 교수로부터 “논문을 인용 없이 참고했다”는 공격을 받았다.

파머는 지난 13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폴 크루그먼 교수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내 최근 논문을 읽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서 다룬 주제가 당신의 뉴욕타임스 칼럼에 자주 오르더라”며 포문을 열었다.

크루그먼은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파머 교수는 이어 “내가 글을 공개한 하루 이틀 뒤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데 아마도 우연 때문인가 보다”라고 비꼬면서 “당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걸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았지만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BER)를 통해 발표한 내 논문 내용을 언급도 없이 이용한 건 지나쳤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파머는 또 해당 논문이 노동시장 구조와 실업률에 대한 기존 이론을 비판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하면서 “아마 꽤 친숙한 주제일 것 같은데 아니라면 내 사인을 넣어서 한 부 보내주겠다”라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크루그먼은 18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내가 파머의 논문을 베꼈다고 했는데 실상은 더 슬프다. 나는 그의 글을 읽은 적이 없다”며 “읽으려고 노력은 했지만 도저히 이해할수 없어 포기했고 몇몇 동료 경제학자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고 응수했다.

그는 또 “명쾌하고 효과적인 요약문이나 흥미로운 사례처럼 ‘읽을 가치가 있다’는 암시 없이는 어떤 경제학자도 어려운 논문을 파고들지 않을 것”이라며 “흥미진진한 3분짜리 트레일러를 보여주지 않으면 나는 당신의 2시간짜리 영화를 볼 마음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파머의 논문이 제대로 쓰이지 않았으며 읽어볼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어진 ‘훈수’는 더 가혹했다.

크루그먼은 “경제학자 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는 이들은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주위에서 모두 다음 행보를 궁금해할 정도로 힘있는 인물이 아닌 한 어느 누구도 당신이 쓴 글을 거저 읽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신은 독자를 낚아채 끌어들일만한 요소를 제공해야 하며 그건 당신 직업의 일부다”라고 덧붙였다.

크루그먼의 이런 반응에 대해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의 편집장 조 와이젠털은 “글쓰는 이라면 누구나 새겨들어야 할 환상적인 조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정작 논쟁의 당사자들인 크루그먼과 파머는 허핑턴포스트의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만 파머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크루그먼의 뉴욕타임스 칼럼을 링크해놓는 ‘쿨함’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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