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재판 앞두고 법원 주변 긴장감 고조

보시라이 재판 앞두고 법원 주변 긴장감 고조

입력 2013-08-21 00:00
업데이트 2013-08-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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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 법원 주변 에워싸고 출입 철저 통제

중국 안팎의 이목이 쏠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의 재판을 하루 앞둔 21일 산둥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 주변에는 공안이 대거 배치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계단을 줄지어 올라가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에 대한 재판이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져 이날 이곳 법원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P 연합뉴스
산둥성 지난시 중급인민법원 계단을 줄지어 올라가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에 대한 재판이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져 이날 이곳 법원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P 연합뉴스
공안은 법원 정문 주변에 정·사복 경찰을 대거 배치하고 보시라이 재판 취재를 위해 모여든 외신 기자들을 철저하게 통제했다.

공안은 법원 앞에 노란색 폴리스라인을 치고 기자들이 도로 건너편 인도에서만 사진 촬영 등의 취재를 할 수 있게 했다.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준 군대 조직인 무장경찰 부대도 수일 전 법원 근처에 다수 배치됐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다.

2008년 상하이 당 서기 천량위(陳良宇)가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고 나서 5년 만에 열리는 최고위 인사 재판에 쏠리는 외신의 관심에 부담감을 느낀 듯 선전 당국은 엄격한 관리에 나섰다.

선전 당국은 보시라이 재판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반드시 법원 근처의 지화(吉華)호텔에 마련된 임시 창구에서 ‘취재증’을 신청해 발급받도록 했다.

보시라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지화호텔은 일체의 외부 손님을 받지 않은 가운데 공안, 무장경찰, 국무원 신문판공실 관계자 등 전국에서 모여든 각 부처 지원 인력이 머물며 일하는 ‘임시 지휘소’ 역할을 하고 있다.

강력한 통제가 이뤄진 탓인지 앞서 구카이라이(谷開來)와 왕리쥔(王立軍)의 재판 때 목격되던 보시라이 지지자들의 산발적인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보시라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부 민원인들이 법원 앞에서 산발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공안에 끌려가는 소란이 간헐적으로 일어나기는 했다.

공안 당국은 최근 보시라이 지지자들이 지난시에 모여들지 못하도록 감시와 통제를 강화한 상태였다.

인터넷에서 보시라이의 억울함을 호소했던 교사 왕정(王錚)을 비롯한 보시라이 지지자 다수가 체포되거나 가택 연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통제도 부쩍 강화됐다. 당국은 극좌파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 우여우즈샹(烏有之鄕·유토피아) 접속을 차단하는 등 보시라이 지지 목소리가 온라인 공간에서 퍼져 나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다.

한편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법원 주변과 달리 지난시 대부분 지역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온한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보시라이 재판과 관련해서도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택시 기사 차이(蔡)씨는 “보통 사람들의 처지에서는 보시라이 사건이 어떻게 되어도 별 관심이 없다”며 “중국에는 늘 부패한 사람들이 많고 보시라이도 정치적 희생양에 불과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학생 천(陳)씨는 “중국 공산당의 현재 집정은 확실히 잘 되고 있지만 부패는 늘 끊이지 않았다”며 “심판을 받을 사람은 심판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 중국시보가 뇌물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 등 보시라이의 3개 혐의 가운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직권남용 부분에 대한 재판이 이날 미리 열릴 것으로 보한 가운데 지난 현지에서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시 현지에서는 보시라이가 이날 밤에야 지난시에 호송돼 도착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은 지난 18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보시라이 재판이 22일 오전 8시30분 5호 법정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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