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잠룡 폴-크리스티의 ‘불꽃튀는 양강대결’>

<美 공화잠룡 폴-크리스티의 ‘불꽃튀는 양강대결’>

입력 2013-08-21 00:00
업데이트 2013-08-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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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 차이 ‘닮은꼴’ 정치인…주류와 아웃사이더 대변’보수정체성’vs’본선경쟁력’…남부 대 북동부 구도

2016년 정권탈환을 노리는 미국 공화당의 대권게임이 점차 2파전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한 공화당 잠룡들 중에서도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대선 어젠다를 선점하는 양상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두사람은 2014년 중간선거와 2016년 대선으로 향하는 도정에서 당내의 양분된 노선을 대변한다”며 “둘이 당내에서 평화적으로 공존하는건 불가능하다”고 평했다.

사실 두 사람은 워싱턴 정가에서 ‘닮은꼴’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우선 나이가 50세(폴)와 51세(크리스티)으로 한살 차이에 그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시점 역시 2010년(폴)과 2009년(크리스티)으로 1년 차이다. 공화당 내에서는 둘 다 젊은 피를 지칭하는 ‘뉴 리퍼블리칸’(New Republican)으로 불린다.

그러나 두 사람의 배경과 출신, 지향점은 지극히 대조적이다.

우선 주류 대 아웃사이더의 대결구도다. 의사 출신인 폴 의원은 과거 대선에 세 번이나 도전했던 론 폴 전 연방하원의원의 아들로 ‘티파티’를 비롯한 정통보수 세력으로부터 강한 호감을 얻고 있다.

반면 크리스티는 1990년대 부패와의 전쟁을 주도했던 검찰 출신으로 중도적이고 유연한 정치성향을 보여 당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된다. 특히 일부 정책사안을 놓고는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주창하고 있어 민주당에서도 인기를 끈다. 공화당 내의 중도파 대표주자였던 루돌프 길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비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지역적으로도 각각 전통적 보수층에 기반을 둔 남부(폴)와 신 보수주의 세력이 자리잡고 있는 북동부(크리스티)를 대변한다.

이 같은 출신과 성향 차이는 정치노선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구도로 이어지고 있다.

바로 ‘보수정체성’과 ‘본선경쟁력’의 대결이다. 2016년을 향한 공화당의 대선 프레임(구도) 설정과 직결돼있다는 점에서 워싱턴 정가가 예민하게 주목하는 대목이다.

폴 의원은 정통보수로의 회귀를 주창한다. 특히 국민들의 자유로운 생활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철저히 배제하고 해외 군사력 배치에 대해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넘어 ‘자유지상주의자’라는 비판까지 받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집토끼’(정통보수층)를 확실히 지켜야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상황인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크리스티 주지사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당이 실용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산토끼’(중도층)을 잡기 위해 필요하다면 좌편향 정책도 끌어와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지난주 보스턴에서 열린 공화당전국위원회에서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권을 잡지 못한다. 정권을 잡지 못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허공에 대고 외치는 것일 뿐”이라며 “그래서 나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하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노선 차이에 따라 두 사람은 주요이슈마다 격렬하게 충돌한다. 전직 CIA(중앙정보국)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폭로 행위를 놓고서도 크리스티 주지사는 폴 의원을 ‘공화당의 외피를 입은 자유지상주의자’라고 공격했고, 폴 의원은 “나라를 9·11 직후의 상황으로 몰아가려 한다”고 받아쳤다.

눈여겨볼 대목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크리스티 주지사가 우위를 보이는 점이다.

지난 7일 뉴햄프셔주 현지방송인 WMUR과 뉴햄프셔대가 공동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한 크리스티 주지사는 21%를 얻어 폴 의원(16%)을 5% 포인트 앞섰다.

같은 날 발표된 라스무센 여론조사에서도 크리스티 주지사가 21%로 선두를 달렸고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18%)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16%)가 뒤를 이었다. 폴 의원은 15%로 4위에 머물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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