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압송기서 나체사진 찍어”…테러혐의 부당 주장
테러 혐의로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 오사마 빈 라덴의 사위가 미국 측이 ‘발가벗기기’ 고문을 했다고 주장했다.사위 술레이만 아부 가이스(47)는 19일(현지시간) 뉴욕 법원에 제출한 기소철회 요청서에서 미국으로 압송되는 비행기 안에서 군복을 입은 사람이 자신을 수 분 동안 발가벗기고 나체 사진을 찍었다면서 고문 피해를 호소했다.
알 카에다의 최고 대변인을 지낸 가이스는 2001년 9·11 공격 이후 미국 정부를 위협하는 성명을 쏟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9·11 이후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 알 카에다 최고위자다.
이란에서 오랫동안 옥살이를 하다 석방됐고 올해 2월 고국 쿠웨이트로 돌아가던 중 요르단에서 미국 정보요원들에게 체포됐다.
가이스는 고문 당시 최소 1명의 여성을 포함해 여러 명의 사람이 비행기에 타고 있었고 특히 이 여성이 일부만 처진 커튼을 통해 고문 과정을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요청서에 따르면 가이스는 또 비행기 화장실도 쇠고랑을 찬 채 이용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바닥에 소변을 보게 됐다. 이에 감시하던 병사가 영어로 욕설을 퍼부으면서 무릎을 꿇고 바닥의 소변을 닦게 했다.
차가운 기내에서 13시간 신문을 받았고 몇 차례 휴식이 제공되기는 했지만 작은 물 한 병과 오렌지 1개로 겨우 허기를 채웠다고 가이스는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체포될 당시 ‘적국 전투병’으로 관타나모 수용소에 가둬야 한다는 공화당의 촉구에 시달렸으나 그를 민간 법정에 세우기로 했다.
가이스 변호인단은 빈 라덴과의 ‘막연한’ 연관성만으로 테러 혐의를 적용할 수 없고 혐의가 적용되더라도 공소시효가 끝났다면서 기소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검찰은 고문 의혹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검찰은 이번 기소철회 요청에 3주 내에 답변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