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듀크대서 ‘아시아 인종 비하 파티’ 말썽

미국 듀크대서 ‘아시아 인종 비하 파티’ 말썽

입력 2013-02-07 00:00
업데이트 2013-02-0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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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규탄 집회와 듀크대 소개 추가하고 일부 내용 수정.>>

미국의 명문 사립대인 듀크대에서 한국 등 아시아 인종을 비하하는 파티가 열려 말썽을 빚고 있다.

6일(현지시간) 듀크대 학생들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남자대학생 사교클럽인 ‘카파 시그마’ 듀크대 지부가 지난 1일 ‘국제 관계(International Relations)’란 타이틀을 내건 테마파티를 열었다.

이 클럽은 지난달 29일 회원들에게 ‘아시아 프라임’이란 제목의 파티 초청장을 이메일로 발송했다가 아시아인학생회가 반발하자 행사명만 ‘국제 관계’로 바꾸고 파티를 강행했다.

초청장에는 고(故)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우스꽝스러운 캐릭터 인형 사진과 ‘생큐(thank you)’를 ‘챙큐(chank you)’로 적은 안내 글 등 아시아 인종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클럽 측은 행사 후 베트남 전통모자인 ‘논’을 쓰고 일본 스모 팬티를 입은 백인 남학생이 여학생과 포옹하는 모습을 담은 낯뜨거운 파티 사진들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참다못한 아시아인학생회 등 아시아계 학생들은 5일 파티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만들어 학교 건물과 인터넷에 게시하는 등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전단지에 “이 사진에 나온 듀크대 학생들 중에 아시아인은 없다”고 적어 파티 참석자들이 백인임을 강조했다.

문제의 파티가 폭스뉴스 등 주요 언론에 보도돼 논란이 커지자 클럽 측은 사과 성명을 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6일 오후 캠퍼스 버스 정류장 앞에선 듀크대 아시아인학생회연합 주최로 규탄 집회도 벌어졌다. 약 600명이 주최 측에 사전 참석을 통보했다.

베트남계로 추정되는 4학년생 애슐리 차이(tsai)씨는 학교신문인 ‘크로니클’과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학생 기구와 학교 당국이 나서 재발 방지를 위한 중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아인학생회의 팅팅 주 회장은 “학교 당국에 수년 전부터 항의했지만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카파 시그마는 1869년 버지니아대에서 처음 창설된 대학생 사교클럽으로 300여개 미국ㆍ캐나다 대학에 지부가 있으며 현재 학부생 회원만 1만6천여명에 이른다.

파문이 일자 카파 시그마 중앙회는 듀크대 지부의 활동을 즉각 중단시키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듀크대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램에 있는 미국의 10대 명문대학으로 현재 한국 출신 교수 50여명과 유학생 200명, 단기 방문 연구원 100명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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