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쇼크’…”100점 만점에 60점 이하”

2분기 ‘어닝쇼크’…”100점 만점에 60점 이하”

입력 2011-07-24 00:00
업데이트 2011-07-2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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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들이 2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영업이익,순이익 등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음에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삼성전자,포스코,현대중공업,LG화학 등 간판 기업들의 실적이 매우 저조했다.

 전문가들은 작년 2분기의 실적이 좋았던데 따른 부정적인 효과 등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실적은 너무 초라하다는 데 공감했다.

 실적이 안 좋은 기업은 실적공표 시즌 막바지 단계에서 영업성적을 발표하는 전례를 보면 앞으로 시장 충격은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 한국 간판기업들의 추락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따르면 지난 22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58개 기업의 매출액 총계는 전년 대비 9.2% 늘었지만,영업이익은 17.1% 감소했다.

 IT,철강,화학,조선,음식료 업종 대표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미국과 달리,최근 발표되는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2% 줄었다.이 회사는 아직 순이익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좋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선진국 IT 수요 감소로 삼성전자의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와 LCD 가격이 2분기에 반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IT업체는 더 심각했다.

 하이닉스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9% 줄었다.이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6.0%,34.2%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액이 6.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83억원의 적자로 돌아섰으며 순이익은 96.2% 줄었다.

 포스코는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4월 이후 제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바람에 11.2%의 영업이익 감소율을 나타냈다.

 LG화학은 영업이익이 6.3% 줄었다.중국 경제의 긴축으로 고부가합성수지(ABS) 가격이 정체된 상태에서 원자재인 부타디엔 가격이 오른 결과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건설장비 수요 감소,조선용 후판(두꺼운 금속판)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12.2%,순이익이 40.8% 각각 줄었다.

 내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기업도 비틀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KT&G의 영업이익이 20.7% 감소했고 당기 순이익은 52.3% 감소했다.CJ제일제당도 원당 및 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의 급등으로 영업이익이 20.9% 줄었고 순이익 감소율은 73.4%에 이르렀다.

 삼성카드의 영업이익은 30.6% 줄었고 제일기획은 12.1%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대형사 가운데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곳도 있다.영업이익 기준으로는 금호석유가 92.7% 늘었고 OCI 66.0%,하나금융지주 154.5%,삼성테크윈 169.5%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코스닥 업체들은 ‘선방’

 코스닥에서는 대외 악재에 민감한 일부 업체의 이익이 급감했다.

 일본 지진 후에 일본 여행객이 급감한 탓에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영업이익은 각각 87.8%,61.7%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코스닥의 업체들은 대체로 선방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코스닥업체 20개 중에서 14개 곳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증가해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보다 약진했다.

 IT부품 업체인 탑엔지니어링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4%,155.3% 증가했다.거래 상대인 대형 IT업체의 부진에도 비교적 뛰어난 성과를 낸 것이다.

 코오롱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5%,130.1% 급증했다. 포스코 계열사 포스코켐텍의 영업이익은 98.1%,포스코ICT의 영업이익은 22.7% 각각 늘었다.

 정보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는 국내 보안시장 확대와 네트워크 보안 제품 경쟁력 강화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9.5%,73.8% 증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업체의 실적이 나쁘면 실적공표 시즌의 마지막에 영업결과를 공시하는 경향이 있다.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코스닥기업들의 실적이 좋다고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대내외 악재 2분기에 집중 노출

 2분기 실적은 대체로 ‘쇼크’ 수준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삼성증권의 이남룡 투자정보팀장은 “지금까지 실적은 100점 만점에 60점 이하 수준이다”라고 말했다.기업들의 성적이 낙제점수라는 의미다.

 이달 초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이익 전망치를 대폭 낮췄음에도 성적이 따라오지 못했다.화학,조선 등 기대를 모았던 업종의 성적도 예상보다 나빠졌다.전반적으로 2분기에 대내외 악재가 집중된 탓에 성적이 초라해졌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지표 둔화,중국의 긴축정책,일본 지진 등으로 투자가 줄고 소비가 위축됐다.원·달러 환율 하락이 이어지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도 타격을 받았다.작년 2분기의 실적이 좋았던데 따른 부담도 작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경제여건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3분기 사정은 2분기보다 나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국내물가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세계경기 불안의 불씨가 꺼지고 있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좋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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